LG, 4세 구광모 상무 체제 변신?... 최근 구설 휘말리며 일각에선 곱지 않은 시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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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8-05-17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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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전자 상무.


LG가 4세 경영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탈세 문제로 일가가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례적인 행보다. 이에 업계에서는 구본무 회장(73)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4세 경영승계 작업을 조속히 마무리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는 이날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긴급 이사회를 소집해 구광모 LG전자 인포메이션디스플레이(ID) 사업부장 상무를 (주)LG 등기 이사로 추천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내달 29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의한다.

이날 LG는 구 회장이 와병으로 인해 ㈜LG 이사회에서 역할을 수행함에 제약이 있는 관계로 주주 대표 일원이 이사회에 추가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이사회에서 있었던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구 회장은 현재 서울 시내 모 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올해 초부터 와병 상태였으며, 통원 치료를 받던 중 최근 들어 상태가 악화하면서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손자이자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LG가(家) 3세인 구 회장은 1995년부터 그룹 회장을 맡았다. 최근에는 건강이 좋지 않아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이 사실상 그룹 경영 전면에서 나서왔다.

하지만 장자승계를 원칙으로 하는 LG는 구 회장의 병세가 회복될 조짐이 안 보이자, 이번 조치를 통해 구 상무 체제로의 전환을 알린 것으로 풀이된다.

구 상무는 구 회장의 장남으로 유일한 후계자다. 구 회장(11.28%)과 구 부회장(7.72%)에 이어 3대 주주다.

그는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으로 입사한 이후, 미국 뉴저지 법인, HE(홈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 선행상품 기획팀, HA(홈어플라이언스) 사업본부 창원사업장을 거치며 제조와 판매현장, 국내외 및 지방 곳곳에서 현장 경험을 쌓아왔다.

2015년 ㈜LG 상무로 승진한 이후 3년간은 LG의 주력 및 미래사업을 탄탄히 하고 지속 성장에 필요한 기술 변화에 주목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획하고, 계열사간 분업 내지 협업을 통한 시너지 제고를 지원했다. 지난해부터는 LG전자의 신성장사업 중 하나인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이끌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구 상무는 오너가이지만, 빠른 승진보다는 충분한 경영 훈련 과정을 거쳐왔다”며 “오는 6월 정식으로 등기 이사에 오르면 경영권 승계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구 상무 승계 작업’에 일각에서 의혹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국세청은 LG상사를 상대로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진행해왔다. 이를 통해 LG상사는 711억원을 넘는 추징금을 부과 받았다.

특히 국세청은 판토스에 LG그룹 오너 4세들의 주식 자산이 몰려있다는 점을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토스의 지분은 LG상사가 보유한 51% 외에도 구광모 상무의 보유분 7.5%를 포함해 오너일가 4세 지분이 19.9%에 이른다.

재계 관계자는 “LG 일가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구 상무의 승계가 공식화되면서 일각에서는 이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하지만 LG 입장에서는 구 회장의 건강 악화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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