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종합] 전지적 참견 시점, "최종 조사결과는 고의성 없음"···결과는 참담했지만 누구에게도 책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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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기자
입력 2018-05-16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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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제공]

 
MBC가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 조연출은 어묵 자막에 세월호 참사를 지칭한줄 몰랐다“고 밝혔다.

MBC 조사위원회는 "해당 영상이 세월호 화면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에프디가 조연출에게 제공을 했고 만약 문제가 된다고 해도 방송 전 시사 과정에서 걸러질 것이라고 생각해 방송으로 이어졌다. 누구에게도 고의성은 없었다. SNS와 개인핸드폰을 조사한 결과에도 조연출 등에 일베 협의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발표했다. 

MBC ‘전지적 참견시점’은 지난 5일 방송에서 이영자와 매니저의 어묵 먹방 장면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뉴스 특보 화면을 배경으로 삽입해 희화화 논란에 휘말렸다.

특히 과거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일베)’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오뎅에 비유하며 희화화해 공분을 샀던 만큼, 이번 사태는 네티즌들의 집중적인 비난을 샀다. 따라서 MBC 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시청자들의 눈과 귀가 쏠려 있던 상황. 이같은 상황에서 '누구도 몰랐다'는 대답이 과연 시청자들을 납득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16일 MBC ‘전지적 참견 시점’ 조사위원회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2층 M라운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현장에는 MBC 기획편성국 조능희 본부장(위원장), 오세범 변호사(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 MBC 경영지원국 고정주 부국장, MBC 예능본부 전진수 부국장, MBC 편성국 이종혁 부장, MBC 홍보심의국 오동운 부장이 참석했다.
 
이날 오동운 심의국 부장은 ”조사 결과 해당 방송부분의 편집을 담당한 조연출로부터 이 문제가 발생했다“고 사건 경위를 설명했다.
 
오동운 부장은 ”조연출을 중심으로 어떻게 사건을 벌어졌는지 조사했다. 조연출은 편집에 필요한 멘트를 제시하고 그 내용이 들어간 영상 자료를 FD에게 요청했다. 이후 FD는 10건의 영상 자료를 조연출에 전달했다. 10건의 영상 자료 중 2건이 세월호 참사 영상이었고조연출은 총 3컷의 영상 화면을 사용했다. “고 설명했다.
 
조연출은 첫 번째 영상이 세월호 화면인 줄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FD가 전달했던 자료 중 조연출이 생각했던 최상의 자료라고 판단해 사용하게 됐다.
 
이어 조사에 따르면 조연출은 1일 1차 시사가 끝난 다음 이영자 에피소드에 몰입도를 높일 방법을 고민했다. 뉴스 속보처럼 만들어 구성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조연출은 “세월호 관련 등 방송과 연관 없는 작업을 CG실에 지워달라 요청했다. 3일에는 자막을 입히는 작업도 외부업체와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때 “조연출은 뉴스 멘트 자체에는 세월호에 관련된 멘트가 없기 때문에 사용해도 될 거라 생각해서 미술팀에 컴퓨터 그래픽 처리를 의뢰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묵 자막 사용의 의도성에 대해서는 “방송에 나온 자막은 당시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의도성이나 고의성은 없다. 조연출은 특정 사이트에서 어묵이라는 단어가 특정 사이트에서 세월호 피해자를 조롱하는 의도로 사용된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고 조사됐다”고 밝혔다.
 
연출은 방송 직후 세월호 자료가 CG처리 됐다는 것을 프로그램 홍보 대행사를 통해 들어 알게됐다. 담당 조연출을 통해 확인했고 즉시 수정했다. 이후 재방송에서 편집하고 다시보기를 중단했다. 이번 논란의 경위는 이렇게 조사됐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들의 질의 응답에서 "수많은 속보 관련 뉴스영상들중에서 굳이 세월호 뉴스장면을 골랐다는 것에 의도성이 없었음을 시청자들이 납득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속보 뉴스가 필요했고 MBC 뉴스 영상으로 한정해 자료를 조사해가면 속보 뉴스 영상이 의외로 적다. 세월호 영상이 우연히 걸린 것이고 담당자는 몰랐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시청자들이 이에 대해 납득할 수 있겠냐는 질문 역시 오세범 변호사는 "문제가 될 것을 모두가 인지하고 수행했다면 고의라고 판단하겠지만 몰라서 결과를 예측하지 못하고 수행한 것인데 책임을 따져물을 수 없다. 고의로 세월호 영상을 썼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몰랐다는 입장을 거듭 반복했다. 

사후 대응에 대해 조사위원회측은 "조연출과 해당 조연출, 담당 부장, 본부장의 징계 조치를 요구했다”며 “앞으로 영상 사용에 있어 게이트 키핑을 강화하겠다”는 후속 조치를 약속했다. 또 "아직 구체적인 안이 나오지 않아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앞으로 이런 사건, 사고에 대한 뉴스영상을 내보낼 때는 사전에 어떤 용도로 쓸 것이며 어떻게 편집해서 쓸 것인지 보고하고 통과되었을 때 사용하게 한다든지 여러가지 안전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전참시’는 지난 5일 방송분에서 이영자가 어묵을 먹는 장면을 속보 형태로 세월호 참사 보도 장면과 합성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에 ‘전참시’ 제작진과 MBC 최승호 사장 등이 사과를 전했으며, MBC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지난 10일부터 ‘전참시’에 대한 조사에 들어가 15일 조사 마무리를 짓고, 16일 언론에 조사과정을 공개했다.

한편 이날 조사위원을 맡았던 전진수 MBC 예능본부 부국장은 ‘전참시’의 존폐 여부에 관한 질문에 ”현재 프로그램 제작과 관련돼 모든 것이 스톱되어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전참시’ 출연자들 역시 조사 결과 발표를 기다리는 상태“라며 ”각 출연자들과 논의해서 향후 방송 일정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생각이다. 정리 되는대로 말씀드리겠다. 현재까지는 구체적으로 논의 중인 상황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조사위원회까지 꾸려 사태를 해결하고자 했지만 '몰랐다'는 조사결과만을 받아들게 됐다. 과연 시청자들이 몰랐다는 MBC의 조사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여줄지 MBC와 '전참시'측이 향후 깨져버린 시청자들의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지, 프로그램의 폐지 여부 등 산적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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