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화쟁정신'으로 한반도 갈등·분열 해소되도록 기도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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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 기자
입력 2018-04-1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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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위한 기원 법회에서 헌등하고 있다. [연합]


남북정상회담을 10일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불교법회를 찾아 "'화쟁(和諍)'의 정신이 한반도에 실현돼 갈등과 분열이 해소되도록 간절한 원력으로 기도해 달라"며 불교계가 국민의 목소리를 모으는 데 협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국불교종단협의회가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위해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호텔에서 개최한 기원법회에 참석, 축사를 통해 "이번 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우리 불교의 소중한 유산인 ‘화쟁’을 깊이 생각해 봤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화쟁사상을 '서로간의 차이와 다름을 넘어,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며 화합을 이루는 것'이라고 정의한 그는 "우리 안의 화쟁도 중요하다"며 "국민의 공감과 지지가 있어야만 남북관계를 풀어갈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데 사부대중이 앞장서 주시기 바란다"면서 불교계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자 대중이 모아주신 염원을 되새기며, 저도 더욱 지혜롭고 담대하게 걸어가겠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불교식 한반도 해법에 대해서도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부처님의 가르침 속에서 지속가능한 평화의 지혜를 찾는다. ‘자타불이’의 깨달음에서 나오는 '자비'의 실천이 아닐까 한다"며 "이산가족이 상봉하고 소식을 주고받고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어야 하고, 사회·경제·문화적 교류가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불교계가 바라는 묘향산 보현사, 금강산 신계사, 개성 영통사 관련 사업 등 종교적 교류도 큰 힘이 될 것"이라며 "한반도가 세계에서 마지막 남은 냉전구도를 해체해 전세계 평화의 주역이 되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날 문 대통령은 우리 사회에서의 불교가 가진 의미를 다시 짚었다. 

문 대통령은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서산대사는 전국에 격문을 돌리고 승병을 일으켰다. 서산대사의 제자 사명대사는 전란 후에 사신으로 일본에 건너가 3000여 명에 이르는 포로들을 데리고 귀국했다"며 "진정으로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불교가 앞장 서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불교는 오랜 세월 우리 민족과 함께 해왔다"며 "불교는 우리가 국난을 겪을 때 더욱 빛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과거 불교에 대한 탄압에 대해서는 유감의 뜻을 전했다. 

38년 전 신군부가 전국의 사찰을 짓밟고 무고한 스님들을 연행했던 10.27법난을 언급한 문 대통령은 "한국 불교는 군부독재 시절 국가권력에 의해 종교의 성역을 침탈당하는 가슴 아픈 일을 겪었다"면서 "불교계에 여전히 남아있는 깊은 상처에 대해 이 자리를 빌려 심심한 유감의 뜻을 전한다. 또한 불교계의 명예가 온전히 회복돼, 한국 불교가 더욱 화합하고 융성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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