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업계 형-동생 BBQ vs BHC 소송전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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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18-02-28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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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HC, 상품공급대금 청구소송…BBQ “천문학적 액수, 흔들기 전략” 맞대응

[사진=각 사 제공]


한 식구였던 치킨업체 BBQ와 BHC가 갈라선 후 치열한 법적 공방으로 날을 세우고 있다. 발단은 모회사였던 BBQ가 BHC를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면서 시작됐다. BHC와 BBQ 간 소송전이 이어졌고 현재까지 스코어는 5대 2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BHC는 BBQ를 상대로 530억원 규모 상품공급대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BBQ가 경쟁사 정보유출 등을 이유로 BHC와 맺은 물류계약·상품공급 계약을 지난해 연달아 해지했기 때문이다. 이에 BHC가 상품공급 계약해지에 따른 손해액을 BBQ에 청구한 것. BHC는 전체 손해액을 2700억원대로 추정했으나 일부에 대해서만 배상을 청구한 상태다. 추후 청구취지변경에 따른 배상액 인상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과거 BBQ가 BHC를 미국계 사모펀드인 로하튼에 매각할 당시 물류센터를 패키지딜 방식으로 넘겼다. BBQ는 BHC로부터 10년간 물류용역과 소스·파우더 등 식재료를 공급받겠다는 계약도 체결했다. 

BHC는 지난해 물류계약대금 계약해지에 대해서도 BBQ를 상대로 2360억원 청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BBQ는 “물류용역·식품공급 계약 파기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금액이 지금까지 약 3000억원에 달한다”며 “단순 소송을 넘어 BBQ를 고의로 흔들려는 전략”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BBQ 직원은 지난 2014년 BHC 물류센터에서 신제품 원재료를 무단으로 가져가 상품화한 사실이 드러나 절도죄로 벌금형을 받았었다.

2015년에는 BHC 모기업인 로하틴그룹이 BBQ가 BHC를 매각하면서 가맹점 숫자를 속이는 등 회사 가치를 부풀렸다는 이유로 국제상공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법원에 제소했다. 법원은 BBQ 측에 약 100억원 배상판결을 내렸다. BBQ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중재판정 취소 청구 소송을 냈지만 이마저 기각됐다. 결국 배상액 지급을 일부 체납해 압류조치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BBQ도 BHC 소송에 맞대응 했다. 지난해 7월 BHC 전·현직 임직원이 2년간 BBQ 내부그룹웨어를 해킹해 영업비밀을 빼갔다며 이들을 서울동부지검에 형사 고소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박현종 BHC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으로 고소했다. 당시 BHC 매각 핵심 인사였던 박현종 전무가 가맹점포수를 산정하면서 개점 예정 점포수를 과다 산정, 폐점 예정 점포수를 과소 산정해 BBQ로 하여금 배상토록 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현재 치킨 프랜차이즈 BHC 모회사인 미국계 사모펀드 FSA 대표와 BHC 주요 임직원 수십여 명을 피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BBQ 관계자는 “BHC의 행태에 과거 한 식구였던 점을 고려해 계속 참아왔지만,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며 “사법당국이 엄정하게 판단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BHC 관계자도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두 회사가 첨예한 대립을 벌이게 된 이유는 ‘매각’ 이후 치킨업계 순위가 뒤집어졌기 때문이다. BBQ는 2012년 BHC를 통해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다 여의치 않자 매각으로 전략을 바꿨다. 당시 1위였던 BBQ는 현재 3위로 떨어졌고, BHC는 2위로 올라섰다. 매출은 130억원 가량 차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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