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 호반건설, 대우건설 사실상 인수…전국구 건설사 도약 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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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기자
입력 2018-01-31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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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탄탄한 자금력과 안정적인 재무구조…사업 다각화 위해 대우건설 점찍어

  • - 승자의 저주·헐값 매각 등 일각 우려에 "리스크 줄였다…남은 절차 성실히"


 
호반건설이 31일 대우건설 매각 본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단숨에 전국구 건설사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13위에 그친 호반건설이 3위인 대우건설 인수에 한 발짝 다가서면서 업계의 지각 변동이 예고되는 상황이다.

◆대우건설 인수, 사업 다각화 위한 전략

광주·전남 지역을 기반으로 한 호반건설은 김상열 회장이 1989년 자본금 1억원으로 창업해 임대아파트 사업으로 출발한 중견건설사다.

2016년 기준 매출이 1조2000억원으로 대우건설(10조9857억원)의 10분의1 수준에 불과하지만, 무차입 및 위험 최소화 경영으로 부채비율이 20%를 넘지 않고 현금·현금성 자산이 1조원에 달하는 등 탄탄한 자금력과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자랑한다.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에 나선 것은 그간 성장 기반이었던 국내 주택사업이 지속 축소되면서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앞서 호반건설은 최근 3년간 금호산업 인수전 참가를 비롯해 SK증권과 한국종합기술,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10여곳의 인수·합병(M&A)에 뛰어들었다. 이를 통해 울트라건설과 제주 퍼시픽랜드 등을 손에 넣었다. 이전에는 미국 하와이 와이켈레CC(2010년)와 KBC광주방송(2011년) 등도 인수했다.

호반건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대우건설을 탐냈다. 주택사업 외에도 해외 플랜트와 토목 등 강점이 있는 대우건설을 인수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한 구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2~3년간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 호조에 수도권 등을 중심으로 가장 활발하게 분양물량을 내놓던 호반건설이 아파트 분양 일변도에서 탈피해 사업 다각화를 꾸준히 꾀하는 모습”이라며 “단순 건설사가 아닌 그룹으로의 외형을 갖추기 위해 M&A에 지속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다. 대우건설 인수는 국내 주택사업을 플랜트, 토목 등으로 확대하고 해외시장에도 진출하려는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승자의 저주’, ‘헐값 매각’ 등 우려에 정면돌파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자로 선정되면서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것 아니냐는 ‘승자의 저주’와 ‘헐값 매각’ 등 논란도 일고 있다. 과거 대우건설을 인수했다가 토해낸 금호산업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에서는 중견건설사 호반건설이 대형건설사인 대우건설을 제대로 운영할 능력이 되는지 의문을 갖고 있다. 체급 차이가 워낙 큰 데다, 호반건설이 그간 주택사업 위주로만 성장해왔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물음에 호반건설은 산업은행과의 공동경영 카드로 답했다. 이번 인수 과정에서 호반건설은 산은이 매각하기로 한 지분 50.75% 가운데 40%만 우선 인수하고 나머지 10.75%는 2년 뒤 인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공동경영을 통해 인수대금을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경영 과정에서의 리스크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정치권 등 일각에서는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인수금액(약 1조6200억원)이 2010년 산은이 대우건설 인수를 위해 투입한 3조2000억원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이유 등으로 헐값 매각 등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2016년 대우건설이 7549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수익성 지표가 악화된 데다, 서울역 옛 대우그룹 사옥(현 서울스퀘어) 등 핵심자산을 매각한 상황을 고려할 때 가치 하락에 따른 인수가 조정은 당연하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 대우건설 주가는 올해 들어 5000원대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며 10년 전과 비교해 3분의1 수준에 그치는 상황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산은이 2대 주주로서 일정 기간 대우건설 연착륙을 위해 재무적인 지원과 경영에 참여해 인수에 따른 여러 리스크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최종 인수를 위한 협상 등 남은 절차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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