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바라본 남북대화 재개…언론·한반도 전문가들 '기대반 우려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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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차이나 황현철 기자
입력 2018-01-1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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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민일보 "긴장완화 최적의 선택"

  • 환구시보 "임시정지 버튼에 불과"

  • 전문가 "일시적 평화로 변수 많아"

조명균 통일부 장관(오른쪽)과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9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 종료회의에서 공동보도문을 교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중국 관영언론들은 지난 9일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과 최근 한반도 긴장 완화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기회를 유지·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한·미 양국의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10일 ‘한반도 문제 해결은 이성적이며 실행 가능한 노선이 필요하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최근 판문점에서 개최된 남북 고위급 회담을 소개하며 2년여 만에 개최되는 남북 고위급 회담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 사설은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한반도 핵 문제 해결은 경제학의 ‘파레토 최적(Pareto optimality)’의 선택과 같다"며 "당사국의 요구를 최대로 만족시킬 수 없지만, 최소한의 대가로 각국의 이익을 최대화할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

‘파레토 최적’은 이탈리아 경제학자 파레토가 고안한 개념으로 어떤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서는 다른 사람의 효용을 증가시킬 수 없는, 주어진 자원이 최적으로 분배된 상태를 말한다.

사설은 “남북관계 개선과 화합의 협력 추진, 그리고 한반도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는 적극적 조치는 국제사회의 환영과 지지를 받을 만하다”며 새해 이후 한반도 정세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사설은 북핵 문제의 핵심은 북·미 간의 깊은 불신임을 지적하며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은 냉정과 자제로 상호 대립을 멈추고 이성적인 태도로 대화를 통해 서로 마주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대화는 북핵 정세를 안정시켜 상호 간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조건을 만들고, 신뢰를 쌓을 수 있다"면서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핵 문제 해결이 '파레토 최적'이며 각국은 실현 가능한 최적의 선택을 위한 조건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중국이 한반도 평화와 지역 안정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을 언급하며 “중국이 제기한 ‘쌍중단(雙中斷,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과 ‘쌍궤병행(雙軌竝行,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 병행)’이 북핵 문제 해결에 이성적이며 실행 가능한 노선을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각국이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긴장 완화와 상호 신뢰 증진을 위한 방법을 모색해 한반도 문제가 조기에 대화와 협상이라는 올바른 궤도로 돌아오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같은 날 평론에서 "9일 판문점에서 치러진 남북회담은 한반도 긴장 국면에 '임시정지 버튼'을 눌렀다"면서도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치러진 이번 회담이 얼마나 더 깊이, 더 나아갈지는 매우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환구시보는 "많은 이들은 이번 회담이 한반도 정세의 역사적 전환점이 되길 바라지만, 북·미 간에 해결되지 않은 커다란 갈등은 또다시 깊은 불안을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더해 "일각에서는 가까스로 완화된 현 국면이 일시적이라면 향후 한반도 긴장 국면은 더 고조되거나 통제 불능의 상태가 더 심해질 수 있다"며 "한반도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평론은 “한·미가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을 ‘임시적’인 한반도 긴장 완화 국면으로 정의하고, 어렵게 얻은 이 국면 유지를 위해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으려 한다면 북한도 일방적으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며 한·미 양국의 지속적인 노력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일시적인 '쌍중단'은 동계올림픽 폐막과 함께 다시 첨예한 긴장 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다”며 쌍중단 유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평론은 남북회담 개최로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소외된 것 아니냐는 일부 우려에 대해 “이러한 걱정은 가십거리 수준의 진지하지 못한 헤아림”이라고 일축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북핵 위기 해결 기구의 주요 구성원 중 하나며 한반도 정세의 안정장치이자 정세 변화의 핵심 중재자임을 피력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이 북한에 어떠한 행동을 취하고자 할 때 가장 신경 쓰는 것이 중국의 반응이며 유엔 제재 결의안 작성 및 이행 여부에서도 중국의 태도가 결정적임을 강조했다.

평론은 “북·중 관계가 현재 침체에 놓여있지만, 북핵 문제만 해결된다면 북·중 관계는 언제든 정상 궤도로 돌아올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중국의 힘은 강하고 장기적으로 어떠한 주변국도 중국과 멀어질 수 없을 것이다”면서 “최근 일부 주변국들과의 문제에서도 이 점이 증명됐다”고 전했다.

평론은 북한과 한·미가 접촉을 재개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히면서 "중국은 아직 단독으로 주변의 평화를 구축할만한 힘이 없기 때문에 주변의 평화와 발전에 이로운 수평적 접촉을 독려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팡하오판(方浩範) 연변대 정치·공공관리학원 원장은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남북회담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남북회담이 최소한 현재의 교착 국면은 완화시켜 한반도에 일시적인 평화와 안정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팡 원장은 “회담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의 '계기'가 될 수 있지만 '계기'에만 그칠 수 있다”며 “현재 분위기와 장기적인 안정 유지에는 너무 많은 '변수'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남북이 서로 추구하는 최종 목표가 크게 어긋나 있기 때문에 우리가 진정 바라는 결과가 나오기는 매우 어렵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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