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향연의 시작...종합 4위 꿈꾸는 ‘2018 평창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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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18-01-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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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이 평창에서 최고의 레이스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1988년 서울 올림픽과 2002년 한일 월드컵은 여전히 우리들의 가슴 속에 생생하게 살아있다. 국내에서 열린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에 국민들은 뜨거운 성원을 보냈고 선수들은 투혼으로 화답했다. 올림픽 종합 4위, 월드컵 4강 신화는 모두의 마음이 하나로 뭉쳤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2018년 대한민국은 또 한 번의 뜨거운 경험을 고대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이 2월9일부터 25일까지 17일간 강원도 평창과 강릉, 정선에서 개최된다. 지난 2011년 7월6일 열린 제 123차 IOC 총회에서 과반 표를 획득하며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 된 후 6년 6개월 만에 열리는 축제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황금빛 향연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은 금메달 8개, 은메달 4개, 동메달 8개를 획득해 종합 4위를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2014년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로 13위에 올랐던 한국은 개최국의 이점을 살려 최대한 많은 메달을 따겠다는 전략이다.

선봉에는 ‘빙상여제’ 이상화가 선다. 밴쿠버 올림픽, 소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이상화는 3연패라는 대기록에 도전한다. 36초36의 여자 500m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이상화는 500m, 1000m에서 1위를 질주 중인 고다이라 나오(일본)와 라이벌전을 앞두고 있다. 올림픽이 가까울수록 ‘빙상여제의 DNA’가 깨어나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상화는 지난 12월4일 캐나다 캘거리의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7-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3차 대회 여자 500m 디비전A(1부 리그)에서 36초 86을 기록하며 36초 53을 마크한 고다이라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36초대에 재진입한 이상화는 평창올림픽에서 짜릿한 역전 레이스를 노린다.

매스 스타트 세계랭킹 1위인 이승훈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다관왕이 가능한 선수로 손꼽힌다. 이승훈은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팀 추월, 매스스타트, 1만m, 5000m, 1500m 종목에 출전한다. 월드컵 매스스타트 세 번의 레이스에서 두 번 금메달을 따며 평창을 향한 순항을 이어가고 있는 이승훈은 철전한 자리 관리로 기복 없는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팀 추월에서 김민석(평촌고) 정재원(동북고)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이승훈은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월에 열린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4관왕에 올랐던 이승훈은 이상화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국제 대회 경험을 갖고 있어 평창올림픽 선전이 기대된다. 매스스타트에서 메달을 노리는 김보름은 몸 상태 회복이 최우선 과제다. 그는 지난 11월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에서 열린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매스스타트 예선에서 다른 선수들과 엉키면서 넘어져 허리를 다쳤다.

쇼트트랙은 한국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메달밭’이다. 여자 쇼트트랙에서는 최민정과 심석희 두 선수 모두 다관왕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민정은 평창 전초전인 2017-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1∼4차 월드컵에서 눈에 띄는 경기력으로 8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차 월드컵에서는 500m, 1000m, 1500m에 계주까지 여자부에 걸려있는 금메달 4개를 모두 가져갔다. 최민정은 생애 첫 올림픽에서 최고의 순간을 준비하고 있다. 소치동계올림픽에서 금, 은, 동메달을 한 개씩 거머쥔 심석희는 최민정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다. 두 선수가 펼치는 선의의 경쟁은 한국 쇼트트랙만이 가질 수 있는 강점이다.

썰매와 설상 종목에서는 사상 첫 메달에 도전한다. 가장 금메달에 가까이 있는 선수는 한국 스켈레톤의 간판 윤성빈이다. 윤성빈은 이번 시즌 5차례의 월드컵에서 3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 랭킹 1위로 우뚝 올라섰다. 특히나 윤성빈은 지난 12월8일 독일 빈터베르크에서 열린 2017-18 IBSF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스켈레톤 월드컵 4차 대회에 출전해 최종 56초 62의 기록으로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3연속 월드컵 정상에 올랐다. 당시 윤성빈은 “남은 시즌동안 기상악화와 같은 어떠한 변수에도 스스로가 만족할 수 있는 완벽한 주행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철저한 모습을 보였다.

2012년 스켈레톤에 입문한 윤성빈은 단기간에 기량이 급성장하며 1인자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를 위협하고 있다. 0.01초를 놓고 두 선수가 펼치는 숨막히는 대결이 예상된다. 윤성빈은 육상전문코치를 통해 스타트 동작을 세밀하게 다듬고 있으며, 날씨 등의 변수에 최대한 대비하고 있다. 기술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기구다. 윤성빈은 올 시즌 썰매 날 개수를 10개로 늘려 트랙 온도에 맞는 최적의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작은 차이가 메달색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두쿠르스와 함께 평창 최고의 명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스켈레톤 윤성빈 사진=연합뉴스 제공]


설상 종목에서는 스노보드 알파인 종목에 출전하는 이상호가 메달 기대주다. 강원도 정선의 고랭지 배추밭에 마련한 눈썰매장에서 썰매를 탔다고 해서 ‘배추 보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상호는 지난 2월 열린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스노보드 알파인 평행회전과 평행대회전 2관왕에 올랐다. 이어 3월 터키에서 열린 월드컵 평행대회전에서도 은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스키 사상 첫 월드컵 메달리스트가 된 이상호는 인생 최고의 레이스를 준비 중이다.

이처럼 뜨거운 승부가 펼쳐질 평창올림픽은 세계인들을 맞이할 준비를 모두 마쳤다. 강릉, 평창, 정선에서 자리한 12개 경기장과 올림픽 개·폐회식이 열리는 평창 올림픽플라자는 대회 개막 3개월 전에 완공됐다. 또한 지난 15일 참가 선수들이 묵게 될 평창올림픽선수촌과 강릉올림픽선수촌의 준공을 선언했다. 평창까지 가는 발걸음도 더욱 가벼워졌다. 서울과 강릉을 잇는 고속철도 KTX는 시험 운전을 마치고 지난 22일 정식 개통됐다. KTX로 인천공항에서 진부역까지는 1시간 50분이 소요되며, 서울역에서 진부역까지 1시간 20분, 서울역에서 강릉역까지는 1시간 36분 만에 도착할 수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는 것이 남은 기간 가장 중요한 과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20일 발표한 국민 여론조사에 따르면 직접 경기장에서 경기를 관람하겠다고 응답한 사람이 5.1%에 그쳤다. 또한 상대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동계패럴림픽에 대한 지원과 관심도 중요하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100일 앞둔 11월1일 오후 인천대교에서 열린 성화봉송 세리머니에서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이상화가 성화를 들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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