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거복지 로드맵'을 통해 4년 만에 신규택지 개발에 나서면서,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이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주택공급 확대 차원에서 전국 40여곳에 신규공공택지를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중 성남 금토, 복정, 남양주 진접2 등 수도권 8곳과 경산 대임의 지방 1곳 등 총 9곳의 택지 후보지를 공개했다.
성남 복정은 강남까지 30분 내 진입이 가능해 사실상 서울권에 속하며, 다가구 매물이 평균 3.3㎡당 28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금토동은 판교역이 불과 10분 거리에 있고, 로드맵 발표 직후 경기도의 ‘제3 판교 테크노밸리’ 조성 소식까지 더해져 기대감이 고조되는 추세다.
남양주 진접2도 이미 발표 전부터 택지지구 개발 소식이 흘러나왔고, 지하철 4호선 연장 등 기반시설 확충과 맞물려 향후 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처럼 정부가 시장 안정에 무게를 두면서도 2014년 이후 중단된 택지 개발을 재개하기로 한 것은 그간 지적됐던 공급 부족 문제를 인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서울 집값은 대책이 거듭되고 있음에도 연일 강세다.
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 변동률은 이달 1일 기준 전주와 동일한 0.26%를 기록했다. 이는 8·2 대책 직후인 지난 8월 4일(0.37%) 이후 최대치다. 후보지인 성남(0.01%), 남양주(0.04%), 과천(0.02%) 등지도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재건축의 상승세가 가팔랐다. 서울 재건축은 금주 0.55%로 전주 대비 0.01%포인트 올랐고, 이 역시 8월 4일(0.74%) 이후 가장 높다. 강남권 재건축의 경우 호가가 높게 형성됐음에도 상승 기대심리에 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유입됐다.
지난 1일 서초 '반포주공1단지'의 경우 1주 만에 가격이 4500만~1억2500만원 가량 껑충 뛰었고, 송파 '잠실주공5단지'는 조합원 지위양도호재로 2000만~4000만원 상승했다.
업계는 이 같은 서울 주택시장 강세가 대기 수요에 비해 물건 감소 속도가 빠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로드맵을 통해 공개된 신규택지 후보지들의 입지가 뛰어난 만큼, 이들 지역은 물론 인접한 서울을 중심으로 기대심리가 고조될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대한부동산학회장은 "최근 기준금리가 올랐다 해도 아직까지 시중금리는 낮은 수준이다. 서울은 매물 소진 속도가 빠르고 안전한 투자처라는 인식이 있어 매수세가 쉽사리 꺾이기 어렵다"고 했다.
청약시장의 경우 지난 1일 오픈한 서울 금천구 '독산역 롯데캐슬', 경기 김포시 '한강신도시 구래역예미지', 강원 강릉시 '강릉 아이파크' 등 전국 20곳 알짜 사업지 모델하우스에 주말 사흘간 약 25만명의 방문객이 다녀가는 등 열기가 이어졌다.
12월이 통상적인 청약 비수기임에도 불구, 건설사들은 내년부터 적용되는 각종 청약규제를 피하기 위해 연내 막바지 물량을 쏟아낼 전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후보지의 경우 기반시설 확충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심리가 상당히 높아질 것"이라며 "현재 청약시장 열기는 연내 건설사들의 밀어내기 움직임에 따른 것이다. 오히려 민간공급은 내년 규제강화와 저렴한 공적주택 증가로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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