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 슈터’ 문경은도 손 못 대는 ‘최준용의 슈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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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교 기자
입력 2017-11-0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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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은 서울 SK 감독. 사진=KBL 제공]

[서울 SK 최준용의 슈팅. 사진=KBL 제공]

프로농구 ‘레전드 슈터’ 출신의 문경은 서울 SK 감독이 국가대표 포워드 최준용에 대한 슈팅 지도 금지령을 내렸다. 최준용의 슈팅 문제점이 눈에 훤히 보여도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다.

최준용은 다재다능한 포워드다. 200cm의 큰 신장에 타고난 운동 능력과 패스 센스를 갖췄고, 드리블과 돌파 등 개인 기술도 수준급이다. 블록슛 능력도 탁월하다. 올 시즌 11경기에서 평균 6.0리바운드 5.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팀 내 블록슛 2위(9개)다. 공·수에서 기록에 드러나지 않는 팀 공헌도도 높다.

하지만 최준용을 괴롭히는 유일한 단점은 슈팅이다. 최준용은 골밑보다는 외곽에서 ‘포인트 포워드’ 역할을 맡고 있다. 시즌 초반 주전 가드 김선형의 부상으로 팀 리딩의 핵심으로 올라섰다. 자연스럽게 외곽 슈팅 기회도 열린다. 문제는 림의 외면. 최준용의 시즌 3점슛 성공률은 19.2%(5/26개)에 불과하다. 심지어 아무 방해도 받지 않는 자유투 성공률마저 36.8%(14/38개)로 낮다.

누구보다 답답한 건 현역 시절 ‘람보 슈터’로 명성을 떨쳤던 문경은 감독이다. 하지만 문 감독은 최준용에게 슈팅에 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코치들에게도 슈팅에 대해서는 지적을 하지 말고 놔두라고 지시했다.

문 감독의 눈에 문제점이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다. 문 감독은 “최준용은 슈팅 폼에 문제가 많다. 잘 안 들어가는 폼은 아닌데 10개 쏘면 10개가 다 다르다. 연습할 때도 경기할 때도 똑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문 감독이 최준용의 슈팅에 손을 대지 않는 이유는 자칫 더 망가질 수 있기 때문. 문 감독은 “지금 당장 고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시즌을 치르고 있는데 폼에 손을 대면 더 망가질 수 있다”면서 “가장 좋은 건 본인이 스스로 깨우쳐야하는데 슈팅의 중요성을 아직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너무 자신감이 넘치는 것 같다”고 헛헛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문 감독에게서 뜻밖의 평가가 나왔다. SK에서 가장 슛이 좋은 선수가 가드 정재홍이라는 것. 문 감독은 “우리 팀에서 정재홍의 슛이 가장 좋다. 테리코 화이트보다 더 좋다”며 “예전에 실업팀 시절 선배들의 슛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습할 때 20개 슛을 쏘면 거의 다 들어간다는 의미다.

문 감독은 지금도 슈팅 연습 시간에 정재홍을 바라보며 조금이라도 닮길 바라는 마음에 최준용을 떠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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