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新도시' 슝안신구를 품에 안은 2000년 古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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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7-10-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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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전특구·상하이 푸둥신구에 이은 세 번째 국가급 경제특구

  • 역사 속 '수도 입성의 관문', '베이징 수호 군사중심지'

바오딩시 개요[그래픽=아주경제DB]


중국 지도부가 ‘천년대계’로 추진하고 있는 ‘시진핑의 신도시’ 슝안신구(雄安新區)가 중국 대륙에 조성 중이다.

선전(深圳)특구, 상하이(上海) 푸둥(浦東)신구에 이은 세 번째 국가급 경제특구로서 슝안신구는 과밀화된 수도 베이징의 기능을 분산함으로써 수도권 통합 개발계획인 징진지(京津冀·베이징·톈진·허베이의 약칭)계획의 균형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과거 작은 어촌에 불과했던 선전이나 푸둥이 국가급 특구로 지정된 후 고속성장을 이룬 것처럼 슝안신구를 '제2의 선전', '제2의 푸둥'을 만들어보겠다는 시진핑 지도부의 야심이 이곳에 고스란히 담겨졌다.

이러한 기대감이 너무 컸던 탓일까. 슝안신구 계획이 지난 4월 1일 발표되자마자 중국 대륙에는 한바탕 부동산 광풍이 불었다. 슝안신구로 지정된 허베이(河北)성의 슝(雄)현, 룽청(容城)현, 안신(安新)현 등 3개 지역에 투기꾼들의 차량행렬이 이어지며 하루 새 현지 집값은 갑절로 뛰었다. 현지 정부가 부동산 거래를 아예 금지시켰지만 정부 감시의 눈을 피해 거래는 여전히 암암리에 이뤄졌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슝현, 룽청현, 안신현은 정확히 말하면 허베이성 바오딩(保定)시 관할 행정구역이다.  이곳은 베이징 시내 톈안먼에서 약 140㎞ 떨어진 베이징·톈진과 황금 삼각권을 형성하고 있어 베이징 비(非) 수도기능을 이전할만한 최적의 입지로 알려졌다. 

사실 바오딩은 2000여년의 역사를 지닌 중국의 유서 깊은 도시다. 바오딩은 허베이 평야 중부에 위치해 예로부터 '병가필쟁지지(兵家必爭之地)'로 불렸다. 특히 이곳은 남부 지역 군대가 베이징에 진입하기 위해 꼭 공략해야 하는 요충지였다. 베이징이 원·명·청 3대 왕조의 수도일 당시 바오딩은 역사 속에서 ‘수도 입성의 관문'이자 '수도권 중심지’로 베이징을 수호하는 군사중심지로서 오랜 역사의 궤적을 함께해왔다.

바오딩이라는 이름도 보호할 보(保), 안정할 정(定)으로 ‘수도를 보호하고 천하를 안정시킨다’는 뜻에서 이름 붙여졌다. 군사적 요충지로서 역할과 함께 바오딩의 정치적 지위도 높아졌다.

청 나라때에는 이곳에 지금의 성급 관청인 직예총독부가 설립돼 쩡궈판·리훙장·위안스카이 등이 총독으로 재임해 수도권 지역의 군사 행정을 책임졌다. 바오딩은 1882년 청에 의해 흥선대원군이 유폐됐던 곳으로 우리나라 역사의 아픈 과거와도 맞닿아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바오딩은 중화민국 시기와 신중국 건설 초기에는 허베이성 정부 소재지이기도 했다.

이후 1958년 허베이성 성정부 소재지는 톈진으로 옮겨졌지만 1960년대 냉전 당시 마오쩌둥은 미국 소련의 군사공격에 대비해 ‘제3선 건설’을 추진해 1966년 허베이성 성도를 연해 도시인 톈진(天津)에서 내륙 지역인 바오딩으로 다시 원위치 시켰다. 연해 도시는 미국 침략의 첫 타깃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허베이 평원지대 위치한 바오딩은 식량확보가 쉽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오딩은 2년 만에 또 다시 수도 자리를 스자좡(石家庄)에게 넘겨줘야만 했다. 문화대혁명 당시 바오딩에서 홍위병 등 조반파(造反派)들이 허베이성 정부 소재지를 장악하고 대중을 선동하며 문화대혁명의 소용돌이가 몰아치는 등 무정부 상태에 빠져버렸다. 이에 1968년 당중앙 지시에 따라 베이징군이 허베이성을 접수하고 성도를 스좌좡으로 옮길 것을 결의했다.

바오딩은 성도 자리를 스자좡에 빼앗긴 후 지난 40여년간 낙후도시 대명사로 전락해 지역 경제는 가파른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지역 GDP는 3435억 위안으로 허베이성 도시 중 탕산·스자좡·창저우에 밀린 4위를 기록했으며, 인구 1인당 GDP는 3만 위안이 채 안돼 허베이성 도시 중 꼴찌에서 두 번째에 머물렀다.

이제 바오딩은 슝안신구 조성 계획에 힘입어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바오딩은 베이징 신공항에서 15㎞ 떨어져 있고, 징광(京廣·베이징~광저우) 고속철이 바오딩을 통과한다. 2015년 바오딩~톈진을 잇는 고속철도 완공돼 톈진까지 가는데 55분이면 충분하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앞으로 베이징과 슝안신구를 지하 고속철로 연결해 41분이면 통근이 가능케 만들고 여기에다가 슝안신구에서 홍콩까지 직통하는 고속철을 뚫을 계획이다.

한편 바오딩에는 허베이대, 화베이전력대 등 17개 대학이 소재하고 각종 과학연구기관이 140여개에 모여있으며, 과학연구 인력만 22만명에 달하는 등 인재 풀도 튼튼하다. 또한 중국 대표 자동차기업인 창청자동차, 세계 6대 태양광 기업으로 뉴욕 나스닥에 상장한 잉리 솔라 등이 모두 바오딩 토종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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