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중·러와 '수상한 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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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숙 기자
입력 2017-09-27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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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北 외무성 북미국장 초청

  • 역할론 부각 달래기나선 듯

  • 리용호도 귀국길 訪中 추정

북한과 미국 간 거친 말의 위협이 오가면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북한이 중국·러시아와 잇따라 은밀히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보름 전 조셉 윤 미국 6자회담 수석 대표를 모스크바로 초대했던 러시아가 이번에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미국장을 러시아로 초대해 한반도 긴장 해소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앞서 25일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최선희와 일행이 7월 22일부터 25일까지 조선(북한)을 방문한 올레그 부르미스트로프 러시아 연방 외무성 순회대사의 초청에 따라 모스크바를 방문하기 위해 9월 25일 평양을 출발하였다"고 보도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서 북측 통역으로 오래 참석해 얼굴이 알려진 최 국장의 이번 방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과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의 대응 성명으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이뤄졌다.

러시아 측 북핵 6자회담 차석 대표를 맡고 있는 부르미스트로프는 지난 7월 초 중국과 함께 북핵 문제의 해결 로드맵을 제시한 바 있다.

러시아 측은 이번에도 최 국장을 만나 중국과 러시아의 단계별 문제 해결 구상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당자국들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와 중국의 구상은 △1단계로 북한이 추가적인 핵·탄도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면 한·미 양국도 연합 군사훈련을 축소하는 것이며, 이후 △2단계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고 △3단계로 다자협정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 지역 안보체제 등을 논의하는 단계별 구상이다.

이처럼 러시아가 북핵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러시아 역할론'을 부각시키는 것이 러시아의 극동지역 개발 정책을 관철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반도 내 안보 리스크를 어느 정도 불식시켜야 하기 때문에 '북한 달래기'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러시아는 극동지역 개발 정책이 북한 리스크를 잠재우고 문재인 정부의 신(新)북방정책과 더불어 해볼 수 있는 여지가 많아 일단 자신들의 정책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라도 북한 달래기에 들어간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그동안 '중국의 역할론'에 가려져 있었지만 19차 당대회를 앞둔 중국이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을 때를 잘 이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역할론이 더 주목받는 것은 북한과의 교역을 늘려가며 독자적인 대북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북한과 러시아 간의 교역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73% 늘어났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최근 러시아 연방 관세청 자료를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극동지역 개발은 에너지 수출 주도 경제구조를 개선하고 아시아태평양 경제권에 들어가기 위해 러시아가 추진하는 신동방정책의 3개 개발전략 가운데 하나다. 여기에는 중국, 일본, 북한 등 주변국 역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편,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 등에서 미국을 향해 '말 폭탄'을 퍼부었던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6일 오후 중간 경유지인 베이징에 도착했다. 북한의 고려항공이 27일에는 베이징에서 운항하지 않아 28일 오후 평양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이는 만큼, 그 사이 리 외무상이 중국과 접촉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리 외무상은 주중 북한대사관에 머무르면서 지재룡 대사와 이번 유엔 총회의 결과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가 중국 당국자와 접촉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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