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둥성을 가다](1) 자지칭 상무부 처장 "갈등있지만 경협 지속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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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정 기자
입력 2017-09-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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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과 지리적으로 인접한 산둥성, 한중 FTA 기회로 협력 확대하길

  • 사드로 인한 차별 없어...신흥산업, 문화·콘텐츠 분야 협력 강화 기대

[사진=김근정 기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라는 정치·군사적 갈등은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영향을 받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이를 옆에 잠시 제쳐 두고서라도 경제·무역 협력은 계속돼야 한다.”

한·중 교류의 교두보로 활약해 온 중국 산둥성의 자지칭(賈繼慶) 상무부 아시아처 처장은 앞으로의 한·중 관계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닭이 울면 그 소리가 들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산둥성, 산둥성은 1992년 한·중 수교 체결 이전부터 한국과의 민간교류가 시작된 곳이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시범지구로 지정된 웨이하이가 있는 곳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 한중언론교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난 7일 지난시 상무부에서 열린 좌담회에서 만난 자 처장은 산둥성과 한국-산둥의 협력 현황 소개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산둥은 2016년 기준 지역총생산(GDP) 1조 달러, 1인당 평균소득 1만 달러, 인구 9900만명에 달하는 중국 성(省)이다. GDP 기준 31개성·시·자치구 중 광둥성, 장쑤성 다음의 3위로 중화학 공업의 중심지이자 중국 농산물 생산 1위의 농업도시다. 베이징, 상하이로 공급되는 농작물의 80% 가량과 중국 농산물 수출의 25%를 산둥성이 책임지고 있다.

산둥성은 이러한 경제적 기반을 바탕으로 이웃국인 한국과 밀접한 교류를 해왔다. 자 처장은 “한 국가와 지방정부를 연결해 말하는 게 이치에 맞지는 않지만 한국은 미국 다음의 산둥성 2대 무역 파트너”라며 “한국 기업의 투자도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2014~2015년 사이 양국간 수출입 규모가 330억 달러 수준으로 최고치로 치솟았고 2015~2016년에는 글로벌 경기 악화로 한국과 산둥성 무역액이 다소 감소한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자 처장은 옌타이(煙臺)와 르자오(日照)시 등에는 현대자동차 산하 기업이, 웨이하이에는 삼성전자 프린트사업부 등이 진출한 사실을 언급하며 최근 위기와 어려움이 있지만 한·중 FTA 등을 기회로 이러한 흐름을 유지하고 확대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민심 악화로 분위기가 과거와 달라졌지만 한국 기업이나 창업자, 개인에 대한 차별은 없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 사드라는 군사적 이슈가 양국 경제·무역 교류에 영향을 준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중국 중앙정부는 물론 그 어떤 지방정부도 사드를 이유로 한국 기업을 규제하거나 양국 무역을 막은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사드가 과거 형제라고 생각했던 한국인들이 더 이상 중국을 가깝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줘 민심이 악화됐고 이에 따라 시장도 변했다는 설명이다. 

자 처장은 “제조업, 농업 중심의 산둥성이 당국의 ‘중국제조 2025’ 등의 산업발전 전략에 따라 제조업의 인터넷플러스(+), 신흥산업 발전, 문화 컨텐츠 확대 등 산업구조 개선과 혁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부분에서 한국과의 협력 강화와 확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산둥성은 최근 스마트 제조업 발전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우선 첨단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제조업 등 기존 산업의 스마트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업계간 융합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자체 브랜드 경쟁력을 키워 시장 영향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특히 정보통신(IT), 스마트 자동차, 헬스·의료, 농업 선진화 등을 주목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한국의 적극적인 참여를 환영한다고 전했다.

자 처장은 “중국 국무원이 최근 문건을 통해 각 지방정부에게 다양한 분야의 해외투자 유치를 늘릴 것을 주문했다”면서 “이에 산둥성은 IT 등 첨단산업에 투자·진출한 해외기업의 경우 연구·개발(R&D) 비용 등을 신청을 받아 지원하고 국내기업과 거의 동등한 혜택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라고 분명히 밝혔다.

문화·서비스 산업에서의 한국과의 교류 확대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자 처장은 “하루 빨리 중한 FTA 서비스 협상이 타결돼 게임, 애니메이션, 콘텐츠 등 분야 교류와 협력이 강화되길 바란다”며 “산둥성은 한국에도 익숙한 '수호지'의 배경이자, 공자의 고향인 취푸(曲阜)가 있어 유가 문화가 살아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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