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조원 세기의 딜' 이뤄낸 중국 부동산 삼총사…최대 승자는 완다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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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7-07-2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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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재벌 완다·룽촹·푸리가 성사시킨 637억 위안 거래

  • 완다 "부채 다이어트" 성공, 룽촹 '현금·부채 압박 경감", 푸리 "호텔사업 확장"

  • 홍콩거래소에서 3개기업 주가 일제히 폭등…다만 장기적 영향은 아직 불확실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19일 약 11조원 규모의 '세기의 딜'을 성사시킨 후 쑨훙빈 룽촹그룹 회장(가운데), 리쓰롄 푸리그룹 회장과 축배를 드는 모습이 20일자 중국 일간지 1면을 장식했다.  [사진=중국 신경보]


11조원의 '세기의 딜'이 우여곡절 끝에 19일 마무리됐다. 세 주인공은 샴페인을 터뜨리며 자축했다. 완다(萬達)그룹, 룽촹(融創)그룹, 푸리(富力)그룹, 중국 부동산 재벌 삼총사의 이야기다. 

◆열흘 전 깜짝 발표한 '세기의 딜'··· '수상한 거래' 의혹 불거져

시작은 지난 10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완다그룹은 관광·호텔 부동산 사업 632억 위안(약 10조6000억원)어치를 룽촹그룹에 매각한다고 깜짝 발표했다.

여기엔 완다 산하 호텔 76개, 시솽반나·허페이·하얼빈·칭다오 등지의 완다 테마파크 13개 지분 91% 등이 매각 대상에 포함됐다.

완다그룹은 이로써 부동산 부채를 줄이고 은행 대출을 상환해 자산경량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룽촹이 인수자금 절반을 완다를 통해 은행 대출을 받아 충당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상한 거래’라는 시장의 의구심이 커졌다. 완다와 룽촹의 부채 문제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신용평가사들은 거래가 불투명하다며 줄줄이 완다와 룽창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 

◆확 달라진 딜··· 새로이 등장한 푸리그룹

아흐레 후인 19일 완다와 룽촹은 베이징의 완다 소피텔 호텔에서 거래체결 발표회를 열었다. 하지만 거래참여자, 거래방식과 가격, 대금결제방식이 기존과 확 달라져 있었다. 

우선 거래참여자가 완다와 룽촹에서 한 군데가 더 늘었다. 푸리그룹이다.

거래방식과 가격도 바뀌어서 완다의 호텔은 룽촹이 아닌 푸리가 매입하기로 했다. 매입가격도 앞서 룽촹이 매입하기로 한 335억9500만 위안보다 40% 낮아진 199억600만 위안이었다. 호텔 개수는 기존의 76개에서 77개로 하나가 더 늘었다.

대신 룽촹은 완다 테마파크 13개 지분 91%를 438억4400만 위안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전에 295억7500만 위안에서 49% 비싸진 것이다. 룽촹이 완다 호텔을 매입하지 않는 대신 푸리가 싼값에 호텔을 매입할 수 있도록 완다에 프리미엄을 얹어준 것이다. 이로써 전체 거래액도 631억7000만 위안에서 637억5000만 위안으로 소폭 늘었다.

대금결제 방식도 바뀌었다. 앞서 완다가 약 296억 위안을 은행에서 대출받아 룽촹에 빌려줌으로써 사실상 룽촹의 인수액 절반을 대주는 ‘수상한 거래’도 사라진 것이다. 

◆최대 승자는 왕젠린 완다 회장

현지 경제일간지 21세기경제보는 이번 '세기의 딜'의 최대 승자는 완다그룹이라고 보도했다. 시장의 의구심 속에서도 부동산 자산을 성공적으로 매각해 부채를 줄이게 됐다는 평가다. 게다가 완다 테마파크 브랜드도 그대로 유지되며, 운영관리도 완다그룹이 맡으며 룽촹으로부터 운영관리비를 20년간 받기로 했기 때문이다.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은 이날 발표회에서 “이번 거래로 부채가 대폭 감소하고 거액의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며"약 2000억 위안에 달하는 부동산 관련 대출과 부채를 대부분 회수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여기에 산하 자회사인 완다부동산 증시 상장의 걸림돌을 제거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지난해 4월 완다부동산은 홍콩 증시에 상장한 지 1년 6개월 만에 자진 상장 폐지됐으며, 현재 중국 본토 증시 상장을 준비 중이다.

룽촹그룹도 완다 호텔 인수라는 짐을 덜고 테마파크 사업만 매입하면서 자산을 불릴 수 있게 된 점에서 나쁘지 않은 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쑨훙빈 룽촹그룹 회장은 "이번 거래로 룽촹의 현금흐름이 호전됐다”며 인수자금이나 부채 압력도 덜었다고 평가했다. 비록 완다 테마파크를 애초의 가격보다 프리미엄을 얹어 매입하긴 했지만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도 쑨 회장은 전했다. 그는 “완다 테마파크 인수로 관광 부동산 사업 방면에서 자사의 결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룽촹이 성장하고 학습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룽촹은 완다 테마파크에 묶인 은행 대출액 454억 위안까지 승계하면서 사실상 892억4400만 위안에 인수하는 것인 데다가 매년 완다 측에 운영관리비 6억5000만 위안씩, 20년간 총 130억 위안을 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막판에 등장한 푸리그룹도 완다 고급호텔을 1채당 3억 위안도 안 되는 헐값에 인수하며 호텔사업을 한층 더 확대할 수 있게 됐다. 리스롄(李思廉) 푸리그룹 회장은 "이번 협력을 통해 호텔사업을 확장하고, 양질의 투자부동산 경영수익을 얻고, 다원화 사업 전략을 실현하게 될것"이라고 평가했다.

2004년부터 고급호텔 사업을 벌여온 푸리그룹은 현재 완다는 물론, 인터콘티넨털·힐튼·하야트·아코르호텔 등 5대 글로벌 호텔그룹과 함께 손잡고 중국 국내에서 17개 고급호텔을 운영하는 등 호텔사업 경험이 풍부하다.

다만 이번에 매입한 완다 호텔 대부분이 2·3선도시에 위치해 있는 만큼 어느 정도 경영압박이 존재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우여곡절 끝에 성사··· 3개기업 주가 폭등했지만

이번 거래가 성사되기까지는 진통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본래 이날 오후 4시로 예정된 발표회 시간은 90분이나 미뤄졌으며, 발표회장에 걸린 플래카드에는 푸리그룹의 이름이 들어갔다 사라졌다를 반복했다. 또 호텔 VIP룸에서는 고성이 오가고 유리컵이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며, 현장엔 긴장감이 감돌았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중국 최고 재벌답게 비즈니스 거래 노하우가 풍부한 왕젠린 회장이 중재자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여곡절 끝에 성사된 이번 딜이 발표되자마자 증시는 반색했다. 20일 오전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완다호텔개발, 룽촹중국, 푸리부동산 주가는 개장과 동시에 일제히 폭등했다. 

다만 이번 거래가 성공적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존재한다.  21세기경제보는 시장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비록 삼자의 논리가 각자 명확하지만 이번 거래의 장기적 영향은 불확실하다"며 "실제로 이번 거래의 성공 여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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