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선대회장 뚝심으로 키운 '오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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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2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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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故 서성환 회장 전통차에 관심

  • 1970년대 녹차사업 공표 후 황무지 100만평 개간 꿈 이뤄

  • 화산회토·청정수 최적의 환경 고품질

  • 유기농 제품 세계적 명성

  • 茶문화 확산에 관광 콘텐츠로

아모레퍼시픽의 제주 서광차밭.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제주는 중국 저장성, 일본 시즈오카현과 함께 세계 3대 녹차 재배지로 꼽힌다. 척박한 제주가 세계적인 녹차 생산지가 된 것은 아모레퍼시픽 창업자 고(故) 서성환 선대회장 덕분이다.

1970년대 사업상 외국을 자주 드나들던 서 회장은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와 달리 고유한 전통 차와 차 문화를 지켜가지 못하는 데 큰 안타까움을 가졌다. 이는 1979년 '녹차사업' 공표로 이어진다.

서 회장이 선택한 곳은 제주다. 제주 한라산 남서쪽 도순 지역의 황무지를 녹차밭으로 개간하며 오랜 꿈을 실현해 나갔다. 그의 집념으로 제주 서귀포에 총 330만5785㎡(약 100만평)에 달하는 '오설록 유기농 차밭'(서광차밭·돌송이차밭·한남차밭)이 만들어졌다.
 

아모레퍼시픽 창업자 서성환 선대회장이 제주 차밭에 심은 차나무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제주 차밭에서 나온 녹차를 활용한 차 브랜드 '오설록'도 내놓았다. 오설록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오설록이 차 애호가의 사랑을 받는 것은 독특한 재배 환경 때문이다. 오설록 차밭은 '화산섬'이라는 특수한 자연조건 외에 생육이 까다로운 차나무가 튼튼하게 자랄 수 있게 하는 흙·물·빛·바람·안개의 다섯 가지 요소를 갖추고 있다.

화산회토는 유기물 함량이 높아 차나무가 잘 자랄 든든한 기반이 된다. 온기를 품고 있는 제주의 빛과 청정수는 여린 찻잎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게 한다. '바람의 섬'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사계절 내내 강한 바람이 불어와 대기 순환을 촉진하고, 찻잎의 양분 흡수를 극대화한다. 안개는 자연 차광 효과로 찻잎을 더 선명하고 성숙하게 해준다.

여기에 사람의 정성을 더했다. 환경친화적이며 더욱 안전한 녹차를 제공하고, 한국 녹차가 다른 나라 제품보다 우수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유기농 재배를 하고 있다. 미국 농무부(USDA)의 국가유기농(NOP) 인증, 유럽연합(EU)의 유기농 인증도 획득했다.

차는 어린 찻잎과 고운 수색, 부드러운 맛을 가질수록 귀한 제품으로 인정받는다. 오설록 차밭에서는 일정 기간 빛을 차단하고 차광 재배를 하고 있다. 일조 시간이 길면 찻잎의 색은 점점 진해지고 맛이 떫어져서다. 빛을 차단하면 경화가 지연되면서 찻잎은 선명한 초록빛이 되고, 아미노산과 아미노산의 일종인 데아닌 함량이 높아져 영양가 높은 양질의 찻잎을 얻을 수 있다.

한국 고유 품종을 개발하려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기능성 품종 연구와 신품종 개발을 끊임없이 시도한 결과 특별한 재배 기술을 구축했다.
 

오설록 '일로향'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마스터스 티 '일로향'은 이렇게 만들어진 최고급 명차다. 매년 4월 잔설이 남아 있는 한라산 차밭에서 청명 직후에 맑은 날만 골라 어린 차 싹을 손으로 채엽해 정성스럽게 만든다. 정성을 들이다 보니 매우 적은 수량만 제조된다.

세계도 그 명성을 인정한다. 일로향은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국 차(茶)품평회인 '북미차챔피언십'의 덖음차 부문에서 2009년과 2011년, 2012년, 2014년 총 네 차례에 걸쳐 1위에 올랐다.

이 품평회는 세계 유명 차 전문가들이 색상과 향, 맛, 입안에서의 촉감, 맛의 균형 등을 채점해 수상작을 선정하는 권위 있는 행사다. 브랜드 협찬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진행되며, 매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일로향은 앞서 1999년 '중국차박람회'에서 세계명차상을, 2011·2014년 일본 '세계녹차콘테스트'에선 금상을 받기도 했다.

오설록의 마스터스 녹차 라인 '우전'도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우전은 2016년 북미티챔피언십에서 덖음차 부문 1위를 수상했다. 이 제품은 이른 봄 여린 차순을 채엽하고 전통방식 그대로 덖어 낸 고급 우전차로, 순하면서도 끝맛이 달고 구수한 풍미를 가진 게 특징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차 전시관도 운영 중이다. 서귀포 서광차밭 맞은편에 2001년 9월 문을 연 '제주 오설록 티 뮤지엄'은 국내 최초의 차 전시관이다.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문화공간이자 자연친화적인 휴식공간으로 불린다. 연간 180만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방문하며 제주 관광산업 발전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2013년 3월에는 전시관 옆에  복합 차문화 체험관 '오설록 티스톤'도 열었다. 티스톤에선 발효차와 블렌딩 티 체험, 다식·입욕제 만들기, 추사 갤러리 관람 등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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