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문화계 블랙리스트 재판서 "당장 드릴 말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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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05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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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인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관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5일 열린 첫 재판에서 "지금 당장 드릴 말씀이 없다"며 고개를 떨궜다.

반면 같은 혐의를 받는 정관주 전 문체부 차관은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사건에 연루돼 책임을 통감한다"며 반성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앞서 준비절차에서 혐의를 모두 시인한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황병헌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문화계 블랙리스트 3인방'으로 불리는 김 전 문체부 장관, 정 전 문체부 차관, 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와 견해를 달리하는 문화·예술계 인사와 단체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압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강요)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동안의 공판준비기일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김 전 장관은 출석 의무가 있는 이날 검은색 양복을 입고 법정에 나왔다. 정 전 차관과 신 전 비서관은 수의 차림이었다.

김 전 장관은 재판장이 혐의 사실에 대한 의견을 묻자 "지금 당장 드릴 말씀이 없다"고 일축했다. 김 전 장관의 변호인도 "준비절차에서 밝힌 의견으로 갈음하겠다"며 직접적인 의갼 표명을 삼갔다.

김 전 장관 측은 앞서 "블랙리스트와 관련된 사실관계 자체는 동의하지만 정무직 공무원으로서 윗선의 지시를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발언은 블랙리스트 사건은 자신이 스스로 판단한 자의적 행동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장관은 특히 문체부 소속 노태강 전 체육국장과 최규학 전 기조실장 등에게 사직서 제출을 강요하는 등 부당하게 인사조치한 혐의를 받았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정 전 차관의 변호인은 "준비절차에서와 마찬가지로 공소 사실을 인정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 전 차관도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은 사건에 연루돼 부끄럽고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 사건으로 피해를 입고 마음고생 한 모든 분께 참으로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앞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던 신 전 비서관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한편 문화계 블랙리스트 몸통으로 지목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의 정식 재판은 6일 오전 10시에 형사합의30부(재판장 황병헌) 심리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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