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재단 자금유용 등 불법행위 저질렀다면 엄정 처벌받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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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2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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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석비서관회의 주재…"미르·K 스포츠재단 의혹 논란 계속되면 위기 가중시킬 수 있어"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0일 미르․K 스포츠재단 의혹과 관련해 “재단들이 저의 퇴임 후를 대비해서 만들어졌다는데 그럴 이유도 없고, 사실도 아니다”면서 “만약 어느 누구라도 재단과 관련해서 자금 유용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엄정히 처벌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그동안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경제단체 주도로 설립된 두 민간재단과 관련해 많은 의혹이 제기됐다”면서 “가뜩이나 국민의 삶의 무게가 무거운데 의혹이 의혹을 낳고, 그 속에서 불신은 커져가는 현 상황에 제 마음은 무겁고 안타깝기만 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 재단 및 최순실씨 연루 의혹이 불거진 뒤로 이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과 함께 측근 최순실씨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국정지지율이 사상 최저치로 추락하는 등 국정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판단, 서둘러 파장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읽혀진다.

게다가 야당이 최 씨를 '비선실세'로 규정하고 이번 의혹을 정권 차원의 게이트로 비화시키려 하자 정국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박 대통령은 “오로지 국민들께서 저를 믿고 선택해 주신대로 국민을 위하고, 나라를 지키는 소임을 다하고 제가 머물던 곳으로 돌아가는 것 외에는 어떠한 사심도 없다”면서 “요즘 각종 의혹이 확산되고 논란이 계속되는 것은 지금 우리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위기를 가중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두 재단에 대한 의혹을 제기해온 야권의 공세는 결국 '국정흔들기'를 위한 정쟁에 불과하며, 이는 곧 안보와 경제 이중 위기를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는 경고성 발언으로도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더 이상의 불필요한 논란이 중단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제가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면서 “과거 산업화시대처럼 관 주도로 모든 것을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제는 민간이 앞장서고 정부는 지원하는 방식으로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의 두 축을 이끌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먼저 두 재단 설립 경과와 관련해 “문화체육 분야를 집중지원하고 우리 문화를 알리며 어려운 체육 인재들을 키움으로써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수익 창출을 확대하고자 기업들이 뜻을 모아 만들게 된 것이 두 재단의 성격으로 알고 있다”면서 “과거에도 많은 재단들이 기업의 후원으로 이런 사회적 역할을 해 왔는데 전경련이 나서고 기업들이 이에 동의해 준 것은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기업들도 문화가 가지고 있는 세계시장의 경제적 가치에 주목했고 이를 통해 대한민국과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이것이 곧 기업의 세계시장 진출에도 도움이 되며 기업의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봤다”면서 “외국순방 때마다 경제사절단으로 함께 한 여러 기업들과 그동안 창조경제를 함께 추진해온 기업들이 그것을 더욱 발전시켜 기업과 국가 경쟁력을 높여나가고자 뜻을 같이 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공감대를 형성할 때까지 기업인들과 소통하면서 논의 과정을 거쳤다”면서 “예를 들면 지난해 2월 문화체육활성화를 위해 기업인들을 모신 자리에서 문화융성과 창조경제의 실현을 통한 우리 경제의 대도약을 위해 기업인들의 문화 체육에 대한 투자 확대를 부탁드린 바가 있고, 또한 지난해 7월 창조경제혁신센터 지원 기업 대표를 초청한 행사에서도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핵심이 바로 문화콘텐츠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의 융복합 필요성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재계 주도로 설립된 재단들은 당초 취지에 맞게 해외순방 과정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고, 소위 코리아 프리미엄을 전세계에 퍼트리는 성과도 거뒀다”면서 태권도 공연․코리아 에이드․K타워프로젝트 등 의혹이 제기된 사업들의 성과들을 일일이 열거했다.

박 대통령은 “의미 있는 사업에 대해 의혹이 확산되고, 도를 지나치게 인신 공격성 논란이 계속 이어진다면 문화 융성을 위한 기업들의 순수한 참여의지에 찬물을 끼얹어 기업들도 더 이상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고 한류 문화 확산과 기업의 해외 진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두 재단이 시작을 할 때 미비했던 부분들을 다듬고 숙고해서 문화와 어려운 체육인들을 위한 재단으로 거듭나서 더 이상의 의혹이 생기는 일이 없도록 감독 기관이 감사를 철저히 하고 모든 것이 투명하게 운영되도록 지도·감독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또한 기업인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출연해준 재단이 오직 우리 문화가 세계에 확산돼 사랑을 받고 어려운 환경에 있는 체육 인재들을 발굴해서 그들에 용기와 희망을 주는 재단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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