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후폭풍’ 산업계, 피해 눈덩이…조선업계도 파장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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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9-0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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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운업계 “국적선사 키우려면 수십년 걸려”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한진해운 법정관리발 파장이 협력업체는 물론 조선사 등 전후방 연관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산항에서 한진해운의 용선과 자사선 등 157척의 운항이 중단될 경우 120만개의 컨테이너가 묶이게 되면서 2300여개의 1차 일자리 감소가 예상된다.

이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연간 552억원(1인 월평균 급여 200만원 책정)의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특히 한진해운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부산지역 항만 연관 업체들의 줄도산도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한진해운과 계약을 맺고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던 영세업체 상당수는 현재 밀린 대금을 받지 못해 심각한 자금난에 봉착해 있는 상태다. 컨테이너를 고정하는 일을 하는 래싱업체 3곳이 못 받은 돈만 16억원에 달할 정도다.

이번 사태의 여파가 부산항과 관계된 선용품, 벙커링, 예·도선, 하역업체 등으로 확산될 경우 2차 일자리 감소도 우려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이들 업체는 한진해운이 체납한 대금을 갚아야 영업활동을 재개할 수 있지만 현재 한진해운은 대금을 지불할 여력이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또다른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 같은 국적선사를 다시 키우려면 수십년이 걸린다”면서 “정부와 채권단의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진그룹은 앞으로 ㈜한진을 통해 일부 해상 운송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한진은 지난 6월 한진해운의 아시아 8개 항로에 대한 영업권을 621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지난달 베트남 탄깡까이멥 터미널 법인 지분 21.33% 전량을 230억원에 매입했다.

㈜한진은 한진해운의 이른바 ‘알짜 자산’을 이미 매입한 만큼 몇 개 노선을 추가로 확보해 중소형 해운사로 거듭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한진해운 법정관리에 따른 반사이익을 대만·홍콩 회사가 누릴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세계 5위 해운사인 대만 에버그린 주가는 지난 1일 대만 증시에서 10% 상승했다. 9위 회사인 대만 양밍 역시 주가가 7.0% 뛰었다. 10위 업체인 홍콩 OOCL 주가도 홍콩 증시에서 7.6% 상승했다.

사상 최악의 업황 악화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조선업계는 이번 한진해운 사태로 컨테이너선 등의 발주가 더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진해운이 청산되면 이들 선박이 중고 선박시장에 매물로 나오면서 신규 발주가 더 줄어들 수 있어서다.

한진해운은 컨테이너선 37척과 벌크선 21척 등 총 58척을 보유하고 있다. 청산 결정이 내려지면 한진해운의 선박들은 경매에 부치거나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중고 선박이 시장에 풀리면 가뜩이나 ‘수주 절벽’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발주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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