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냉전시대, 경제외교 넓혀라-상] 중국에서 눈 돌리는 정부, 포스트 차이나는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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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7-1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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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중 관계 현실 직시하고 실익 얻어야

  • 이란·개도국 진출에 힘 실는 정부…중국 대응 노선 변화

  • 이란 시장 급부상·미래 소비시장 각축지 '아프리카' 주목

[그래픽 = 임이슬기자 90606a@]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한국 경제는 중국을 제외하고 논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하지만 최근 '신(新)냉전시대'의 진입으로 중국에 대한 정책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더 이상 중국을 '세계의 공장'이 아닌 동반·경쟁자 입장으로 바라봐야 할 시기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포스트 차이나' 발굴도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박근혜 정부의 대중국 노선변화가 단순히 다른 신흥국에서 먹거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중국과 신흥국 모두에게서 실익을 얻는 방법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한·중 관계의 변화…현실 직시하고 실익 얻어야

중국은 우리나라 수출 대상 국가 중 수출 규모가 가장 크다. 올해 상반기 대중 수출규모는 584억 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24%가량을 차지한다.

그러나 전망은 밝지 않다. 최근 정치·외교적 문제가 경제부문까지 번지고, 중국의 급격한 성장으로 중국 기업의 수익성과 성장성, 자산규모 등에서 한국 기업을 추월했기 때문이다.

특히 철강·화학·기계 등 80~90년대 한국경제 부흥을 이끌던 제조업은 더 이상 중국과 경쟁력을 비교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4년 중국 전체 상장기업은 수익성, 성장성, 자산규모, 특허출원 수, 해외 인수합병(M&A) 금액에서 한국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이 앞선 지표는 연구개발 비중, 해외매출비중, 노동생산성뿐이다.

평균 자산규모는 2007년 중국기업이 6억3992만 달러로, 한국 11억5348만 달러의 55% 수준이었다. 그러나 2014년 중국기업이 15억704만 달러로 한국 14억6328만 달러를 추월했다.

또 2014년 중국의 상장기업 매출증가율은 7.66%로, 한국(3.39%)의 2배에 달했다.

학계 관계자는 "정부와 기업은 중국기업의 성장세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경쟁력을 키우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며 "중간재 위주 수출구조를 소비재·자본재 등 최종재 중심으로 전환하고, 신흥시장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개도국 진출에 힘 싣는 정부…중국 대응 노선 변화

최근 정부의 대외경제전략을 살펴보면 이란을 비롯한 중동국가와 개도국 진출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박근혜 정부는 초기부터 매년 경제정책방향 발표시 중국시장 대응전략을 함께 내놨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는 중국과 관련된 전략이 제한적으로 들어가는 데 그쳤다.

이에 정부가 그간 견지해온 친중국 정책 노선에 변화가 감지된다는 분석이다. 특히 정부는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신산업 육성 안건의 첫번째로 할랄·코셔를 배치할 만큼, 중동과의 경제 교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 정부는 하반기에 이란과 250억 달러 규모 금융지원 패키지로 사업 수주를 지원하고, 결제통화 및 결제방식 다변화도 추진한다.

주목할 점은 하반기에 중국내 수출인큐베이터가 축소된다는 점이다. 대신 이란과 미얀마 등 신시장은 신규 개설을 모색한다. 이는 정부가 중국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다른 국가로 분산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정부의 대외정책노선 변화에 대한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해외시장 다변화도 좋지만, 그간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 추진한 서비스산업 육성 등이 흐지부지되면 잃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이다.

◆'포스트 차이나'는 어디?…이란 시장 급부상·아프리카도 주목해야

이란은 올해 1월 경제제재가 해제되며 한국의 새로운 진출지로 부상했다. 특히 지난 5월 박 대통령의 이란 순방을 계기로, 456억 달러(52조원) 규모의 수주 계약의 발판을 다졌다.

인구 7700만명으로 중동지역 2위 규모의 내수시장을 갖춘 이란은 한국 정부가 미국의 이란 제재에 동참하기전까지 한국의 6대 수주 대상국이었다.

2011년만 해도 한국은 이란에 60억7000만 달러어치를 수출하고 113억6000만 달러어치를 수입했다. 교역 규모만 174억3000만 달러였다.

이번 경제제재 해제로 이란 시장에서 '잃어버린 100억 달러' 교역을 되찾는다면, 수출 부진에 허덕이는 우리나라 기업이 돌파구를 찾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검은 진주'라 불리는 아프리카도 주목해야 할 곳이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을 계기로 재조명받고, 교류협력이 강화되는 추세다.

아프리카는 유럽대륙의 5배가 넘는 면적과 10억명 이상에 달하는 인구를 보유해 '포스트 차이나'로 손색없는 시장이다.

아프리카는 최근 10년간 연평균 5%대의 높은 성장을 기록 중이다. 특히 2050년 22억 명으로 예상되는 아프리카의 인구는 중국의 내수시장을 앞지르며 세계 소비전쟁의 새로운 각축장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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