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인도 간 李대통령의 경제외교 성과 기대한다

인도·베트남을 국빈 방문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9일 성남 서울공항 공군 1호기에서 환송객에게 인사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인도·베트남을 국빈 방문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9일 성남 서울공항 공군 1호기에서 환송객에게 인사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인도를 국빈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에 나선다. 대통령은 현지에서 “대한민국과 인도의 관계를 지금과 완전히 다르게 만들어보겠다”고 밝혔다. 양국 협력 잠재력에 비해 성과가 부족했다는 인식도 함께 드러냈다. 이번 순방은 단순한 외교 일정이 아니라 한국 경제의 새 성장 축을 찾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인도는 세계 경제의 핵심 국가로 떠올랐다. 세계 최대 인구를 보유했고 경제 규모는 세계 4위다. 머지않아 3위 경제 대국으로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젊은 인구구조, 빠른 도시화, 거대한 소비시장, 제조업 육성 정책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를 단순한 신흥시장으로 보지 않는 이유다.
 
특히 인도는 공급망 재편 시대의 전략 거점이다. 미·중 갈등 장기화와 보호무역 확산 속에 세계 기업들은 특정 국가 의존도를 줄이며 생산기지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이른바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의 중심에 인도가 있다. 반도체, 전자, 자동차, 배터리, 제약, 방산, 물류 등 주요 산업 전반에서 인도의 존재감은 커지고 있다.
 
한국 경제에도 인도는 더 이상 먼 시장이 아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새로운 시장 개척이 절실하다. 중국 성장 둔화, 미국 통상 압박, 유럽 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인도와의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에 가깝다. 자동차와 전기차, 배터리, 조선, 건설, 철도, 에너지, 디지털 산업까지 협력 가능한 분야도 넓다.
 
하지만 현실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대통령도 “경제 협력 수준이 매우 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인도 시장의 규모와 성장성을 고려하면 한국 기업 진출은 충분치 않다는 평가가 많다.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와 비교해도 투자 규모나 진출 기업 수에서 뒤처진다. 2015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었지만 체감 성과는 제한적이었다. 선언은 있었지만 후속 실행력이 약했다.
 
그래서 이번 정상회담은 결과가 중요하다. 투자 계약, 통상 장벽 완화, 공급망 협력 체계, 산업별 공동 프로젝트, 기업 애로 해소 같은 구체적 성과로 남아야 한다. 양국 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개선 논의도 속도를 내야 한다. 세제 예측 가능성, 통관 절차 간소화, 인허가 개선, 지식재산권 보호 등 기업이 체감할 조치도 필요하다.
 
제조업 협력은 특히 중요하다. 현대차와 기아, 삼성전자, LG전자 등 일부 대기업은 인도에서 기반을 다졌지만 산업 생태계 전체로 확산됐다고 보기 어렵다. 부품업체, 소재기업, 중견기업, 스타트업까지 동반 진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대기업 몇 곳의 성공만으로는 양국 경제 협력이 깊어지기 어렵다.
 
에너지와 자원 협력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한국과 인도 모두 원자재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다. 국제 유가 급등이나 해상 운송 차질이 생기면 함께 충격을 받는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소, 재생에너지, 핵심 광물 확보 등에서 공동 대응할 여지가 크다.
 
물론 인도 시장 공략은 쉽지 않다. 복잡한 행정 체계, 지역별 규제 차이 등은 외국 기업이 넘어야 할 높은 장벽이다. 그러나 미국, 일본, 유럽, 중국 기업들은 이미 인도에서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만 머뭇거릴 여유는 없다.
 
이번 이재명 대통령의 순방 성과가 실제 투자와 수출, 일자리로 이어지려면 정부와 기업의 후속 실행이 뒤따라야 한다. 정상회담은 문을 여는 일이고, 그 문을 통과하는 것은 실행력이다.
 
한국 경제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 인도는 그 돌파구가 될 수 있는 나라다. 이번 국빈 방문이 외교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계약서와 투자 계획, 수출 실적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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