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용선료 연체로 벌크선 남아공에 억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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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25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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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한진해운이 용선료를 연체해 일부 선박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억류된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한진해운에 따르면 8만2158DWT급 벌크선인 한진패라딥(HANJIN PARADIP)호가 전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억류됐다. 한진해운 소유 선박이 용선료 문제로 해외에 억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박 억류는 선박 가압류와 유사한 방식으로 선주가 상대방에게 해당 내용을 통보하고 법원에 중재를 요청해 이뤄진다. 용선료 연체를 참다 못한 외국 선주들이 한진해운 소유의 선박을 담보로 잡고 실력 행사에 나선 셈이다.

한진해운은 컨테이너선 95척과 벌크선 56척을 운영 중이다. 벌크선은 직접 보유한 사선 23척과 배를 빌려 쓰는 용선 33척으로 구성된다.

한진해운은 이달 말에 자산 매각을 통해 들어오는 현금 500억여원으로 해결한다는 입장이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선박, 지분 매각 등으로 마련하기로 한 현금이 아직 들어오지 않아 발생한 일”이라며 “이번 벌크선의 경우 화주와 선주, 용선주가 각각 한 곳이라 협상을 통해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용선료 연체로 이번 벌크선에 이어 컨테이너선까지 억류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컨테이너선의 경우 글로벌 해운동맹에 속할 뿐만 아니라 하나의 컨테이너선엔 수많은 화주들의 짐이 실려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진해운은 캐나다 선주사인 시스팬에도 1160만 달러(약 138억원) 가량의 용선료를 연체한 바 있다. 시스팬은 한진해운에 하루 4만3000달러(약 5100만원)의 고정 요율로 10년간 배를 빌려주고 있다.

한진해운은 시스팬으로부터 1만 TEU급(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선 7척을 빌려왔다. 그중 시스팬이 소유한 선박을 3척 빌렸으며, 시스팬과 투자자들의 펀드인 GCI로부터 4척을 빌린 상태다.

일각에선 이번 선박 억류가 밀리고 밀린 한진해운의 유동성 위기가 본격화되는 전조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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