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 못 벗은 새누리, 비대위 체제 '험로'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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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1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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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상견례에서 참석자들이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일표·이진복 의원, 홍문표 사무총장 권한대행, 김용태 혁신위원장, 정진석 원내대표(비대위원장), 김광림 정책위의장, 이혜훈 당선인, 김영우 의원, 정운천 당선인.[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새누리당이 비상대책위원회-혁신위원회 투 트랙 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채비를 어느 정도 마쳤다.

최우선 과제로 손꼽히는 것이 계파 갈등 해소다. 그러나 비대위 구성부터 또 다시 계파 몰아주기란 지적이 나오는 등 벌써부터 험난한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비대위원장을 맡은 정진석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비대위원들과 첫 상견례를 했다. 비대위원은 3선의 이혜훈 당선인과 김영우·김세연·이진복·홍일표 의원, 재선의 한기호 의원과 초선의 정운천 당선인이 각각 선임됐다. 대부분 비박(비박근혜)계다. 여기에 정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 홍문표 사무총장 권한대행이 당연직으로 포함됐다. 

비대위원들은 모두 발언을 통해 작심하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혜훈 당선인은 "우리 계파의 잘못에 눈을 감고 다른 계파의 잘못에 현미경을 들이댄다면 공멸할 수밖에 없다"면서 "지금은 계파를 따질 때가 아니다, 당이 사형선고를 받은 심정으로 개혁에 임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홍일표 의원은 "지난 한 달간 쇄신은 고사하고 반성도 못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당이) 주고 있다"면서 "사람이 몰려드는 정당이 아니라 떠나가는 정당이 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당 구성원들이 절체절명의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 오신 모든 분들이 새누리당의 구원투수이자 새롭게 출발하는 20대 국회의 선발투수라는 각오로 임해달라"고 비대위원들에게 당부했다.

비대위는 당장 최고위를 대신해 8월 중·하순께 열릴 전당대회 전까지 실무를 담당한다. '관리형'이긴 하나 혁신위와 함께 당의 쇄신도 뒷받침해야 한다. 비박계로 비대위를 채우고 강성 비주류 3선 의원을 혁신위원장에 앉힌 것도 이를 위한 포석이다.

이혜훈 당선인은 기자와 만나 "물을 칼로 자르는 것처럼 되지 않겠나"라며 "어차피 전당대회를 준비하면서 당무를 보다보면 혁신위 소관인지 비대위 소관인지 경계가 모호해질 수밖에 없고, 유기적으로 협의하며 같이 가는 부분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상견례에서 새누리당 김용태 혁신위원장과 정진석 원내대표겸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문제는 또 다시 '계파'다. 원내지도부 구성을 두고 '도로 친박당'이란 비판을 나온 데 이어, 이제는 친박(친박근혜)계를 중심으로 비대위 인선에 대해 '비박계 몰아주기'란 지적이 제기된다. 

이날 친박계로 불리는 초재선 의원은 20명 공동 명의로 아예 '비대위원 및 혁신위원장 인선은 원점에서 재검토돼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국회 정론관에서 발표했다. 김선동, 김태흠, 박대출, 이장우, 박덕흠 의원 등이 자리했다.

발표 직후 김태흠 의원은 "지금의 인선은 한쪽으로 치우친 결정"이라며 "치우친 결정을 수평으로 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장우 의원은 "비대위원 인선을 당내 의견수렴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했고, 편향적 시각으로 일부 계파에 앞장섰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선임)했다는 게 문제"라며 "계파색이 엷고 당내 화합을 이룰 수 있는 사람들로 해야 한다는 게 대다수 의견"이라고 말했다.

친박계 핵심 인사로 불리는 홍문종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원내대표가 굉장히 고독한 결정을 하고 계신 것 같다"면서 "몇몇 분들하고 상의를 하고 비대위 구성에 대해 의견을 나눴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들을 여러 분들이 말씀하신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한만큼 비대위가 혁신위와 손잡고 계파 갈등을 딛고 강력한 변화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비대위원장으로 투트랙 체제를 꾸린 정 원내대표의 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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