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즉흥적 감정 표출로 실체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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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1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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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정운호 게이트'는 핵심 당사자 사이에서 즉흥적으로 감정을 표출해 '실체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도박업자와 참가자, 일부 연예인 등이 적발되는 선에서 묻힐 뻔했던 사건 수사는 지난해 9월 도박업자 이모씨가 전격 자진입국해 급물살을 탔다. 이씨는 검찰과 경찰이 6년 가까이 수사했으나 검거하지 못한 주범격 인물이다. 폭력조직 '광주 송정리파' 행동대장 출신이며 마카오에 도박장을 개설해 큰돈을 번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가 제발로 들어온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검찰은 그가 단속 등으로 수익이 떨어져 자진귀국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다른 얘기가 나왔다. 정 대표 측과의 갈등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씨는 2009년께 마카오 도박계에 진출했다. '경성방'으로 불린 이씨의 '정킷방'(카지노업체에 보증금을 주고 빌린 VIP룸)은 국내 조폭이 동남아에 개설한 정킷방 가운데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중국 폭력조직 삼합회가 이씨를 신뢰해 자금을 지원하고 한국인 원정도박을 총괄하게 했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정 대표도 이씨의 정킷방 등에서 수차례 거액 도박을 했다. 이씨 등에게서 수억∼수십억원 상당의 카지노칩을 빌렸다.

그러나 이씨가 돈 변제를 요구하자 정 대표 측은 거액의 수수료를 떼간 점 등을 이유로 돈을 주지 않겠다고 맞섰다. 이씨가 도박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하자 정 대표 측 지인이 화를 내며 마음대로 하라는 식으로 대응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이씨는 이런 과정에서 귀국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쨌건 입국 이후 그간 수사망을 벗어났던 정 대표가 붙잡혔고 임창용 등 운동선수들의 도박 사건도 떠올랐다.

정 대표는 2012년 3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마카오·필리핀의 카지노 '정킷방'에서 101억원 상당의 도박을 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기소됐다.

앞서 정 대표는 경찰, 검찰에서 여러 차례 도박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랐으나 무혐의 처분됐다. 일각에선 변호를 맡은 홍만표 변호사가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그러나 지난해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가 정 대표를 법정에 세웠다. 수사 단계 변호인이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였고, 정 대표가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항소심 단계에서 선임한 인물이 최유정 변호사다.

법조비리 폭로도 당사자들이 '욱'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최 변호사가 정 대표를 폭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게 1차 발단이다.

정 대표는 항소심 결과와 고액 수임료 반환 문제로 최 변호사와 갈등을 겪었다. 항소심도 실형(징역 8월)이 나오자 성공보수를 돌려받고 착수금마저 환수하려다 일이 틀어졌다.

최 변호사는 지난달 구치소 접견 도중 다투다 정 대표에게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착수금을 돌려줄 수 없다"며 일어나려던 자신의 손목을 잡고 주저앉혀 부상을 입히고 욕설을 했다는 주장이었다.

정 대표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최 변호사가 "항소심에서 보석으로 풀려나게 해주겠다"며 조건부 성공보수 명목으로 20억원을 받아갔으며 보석이 불허됐는데도 이를 돌려주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폭로전이 잇따르면서 세간의 관심도 증폭됐다. 정 대표 측은 진상조사를 요구하며 서울변회에 진정을 냈고 대한변호사협회는 관련자들을 고발했다.

이런 공방 속에 정 대표의 과거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실이 부각됐고, 홍 변호사의 수임 의혹 논란도 불거졌다. 검찰은 홍 변호사와 고교후배 브로커 이모씨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씨는 정 대표에게 홍 변호사를 소개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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