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의정부경전철’…운영사 “사업 재구조화 없으면 손 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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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0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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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성 적자에 지난해 자본금 잠식되며 누적적자만 쌓여가

만성 적자에 허덕이는 '의정부경전철' [사진=의정부시 제공]


아주경제신문 김종호 기자 = 만성 적자에 허덕이는 의정부경전철이 기로에 섰다. 의정부경전철 운영사인 ‘U라인’이 의정부시에 사업 재구조화를 공식 요구하고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사업을 중도 해지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U라인은 시에 “파산 직전인 경영 상태로 인해 더 이상 현재와 같은 사업 환경에서는 경전철 운영이 불가능하다”며 사업 중도 해지지급금(2500억원)의 90%를 20년간 분할 지급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의정부경전철 운영을 지속하기 위해 현행 최소운영수입보장(MRG) 기준 대신 매년 150억~164억원 가량을 지원해 달라는 것이다.

의정부경전철은 2012년 7월 개통 이후 하루 평균 이용객수가 MRG 협약의 30% 수준인 3만2000여명에 그치면서 운영비를 보전 받지 못해 연간 300억원의 적자가 지속 발생해왔다. 지난해 7월 자본금(900억원)이 잠식된 이후 올해 들어서는 누적적자만 2000억원을 넘어섰다.

의정부경전철의 지분 47.5%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GS건설은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약 4000억원에 달하는 채무보증을 서주기도 했지만, 지속되는 적자 사업을 더 이상 지켜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GS건설 관계자는 “현재 상황으로는 투자금 회수는 커녕 손해만 불어나고 있어 사업 재구조화를 통한 경영 정상화가 반드시 선행되야 한다”고 말했다. 

GS건설을 제외한 고려개발, 한일건설 등 나머지 6개 투자사 대부분은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태라 추가 지원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U라인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 환승할인과 버스노선 개편, 홍보확대 등 노력에도 불구하고 승객이 늘지 않는 것은 애초 수요예측 조사단계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라면서 “그간 출자사의 지원을 받아 버텨왔지만, 이제는 이마저도 힘들어져 사업 재구조화 말고는 답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시는 U라인의 제안을 지난달 말부터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함께 검토 중에 있으며, 경전철 운행을 유지하기 위한 다각도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U라인이 사업을 포기할 경우 2500억원에 달하는 사업 해지금을 일시금으로 물어줘야 하는 데다, 새로운 사업자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별다른 선택지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시 관계자는 “현재 경전철 문제를 놓고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면서 “해당 사업자가 중도 해지할 경우 더 큰 문제를 불러올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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