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매각협상… 광주상의는 왜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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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27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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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지역 출신 기업 미래에셋에도 아쉬움

광주상공회의소 전경 [사진제공=광주상의]

아주경제 김태성 기자= 금호산업 채권단이 금호산업 매각 협상 가격을 1조218억원으로 결정하면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가격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번 매각 협상 과정에서 가장 공격적인 가격을 제시했던 미래에셋에 대한 지역민들의 섭섭함이 터져나오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등 일부 경영진이 이 지역 출신이라는 점과 지역경제계를 대표하는 광주상공회의소가 어떤 입장표명도 없어 지역 내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27일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금호산업 채권단은 박 회장과 진행 중인 매각 협상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매각가로 주당 5만9000원을 제시했다.

이는 실사를 통해 평가된 가격(주당 3만1000원)에 90.3%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것이다. 이날 거래소 시장 종가(1만8500원)와 비교하면 3.2배 수준이다.

박 회장은 우선매수청구권을 통해 채권단이 가진 전체 지분(57.6%)이 아니라, 경영권을 쥘 수 있는 최소 지분(지분율 50%+1주, 1732만주)만 사들일 수 있다. 박 회장이 이 가격으로 최소 지분을 매입하려면 필요한 자금이 1조218억원이다.

이에 따라 금호산업 채권단이 제시한 금액은 금호 측이 생각하고 있는 금액(7000억원대)과 2배나 차이 나게 됐으며, 매각이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날 채권단이 제시한 주당 5만9000원의 가격에는 채권단 중 최대 지분(8.55%)을 보유한 미래에셋(미래에셋삼호유한회사)의 입장이 최대한 반영됐다.

미래에셋은 지난 4월 공개 매각 때에도 투자 손실 보전을 위해 주당 6만원 이하로는 매각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다른 채권단도 아닌 미래에셋이 시장논리를 앞세워 예상보다 높은 매각 가격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호남지역민들에게는 더욱 아쉬움이 크다.

금호산업이 같은 지역 출신이 회장으로 있는 기업에 발목이 잡히는 꼴이 됐고, 지역민들과 성장한 금호가 다시 재도약하기만을 학수고대하는 지역민들은 섭섭하다는 반응이다.

시민 김모씨(45)는 "어렸을 때부터 '거북이' 마크의 금호고속을 타고 다녔고 타향에서 금호고속을 보면 고향이 그리웠다"며 "금호는 지역민과 동고동락을 해온 기업인데 같은 지역을 연고로 한 기업이 왜 태클을 거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역 경제계를 대표하는 광주상공회의소의 침묵에 대해서도 아쉬운 반응이 솔솔 나오고 있다.

최근 신세계의 광주 특급호텔 건립과 관련, 한 기초의회가 대규모 점포 등록 조례 개정안을 추진하자 서둘러 성명서를 배포한 것과는 대조를 보이고 있다.

금호산업 인수전에 나섰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한 김상열 광주상의 회장이 금호 지원 사격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역 경제계의 한 관계자는 "광주상의가 현 시점에서 침묵하는 이유가  금호 매각 작업에 현 회장의 사심이 담겨 있다면 큰 문제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역할을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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