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유企 CFG '분노의 질주' 투자...할리우드 영화 투자 트랜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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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20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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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영화 '분노의 질주 : 더 세븐' 페이스북]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요소가 가미된 할리우드 영화만을 고수해온 중국 영화사의 투자 트랜드가 바뀌고 있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 중국 최대 국영 영화배급사인 차이나필름그룹(中國電影·CFG)이 최근 컴캐스트 산하 유니버설픽처스가 제작한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세븐'의 지분 10%에 대한 투자에 나섰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FG는 지난 1월 개봉한 레전더리픽처스의 판타지 영화 '7번째 아들'에도 소규모 투자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2016년 개봉 예정인 비디오 게임을 기반으로 한 영화 '워크래프트'에 투자하기로 레전더리픽처스와 계약을 맺었다.

중국 영화산업은 그동안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중국 배우가 참여하거나 중국 촬영지가 포함된 할리우드 영화에 투자를 늘려왔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중국적 요소가 전혀 포함돼 있지 않은 할리우드 영화에 중국 국유 영화 제작·배급사가 투자하는 것은 이례적인 행보다. 

베이징대 광화(光華)경영관리학원의 제프리 토슨 교수는 이와 관련해 "CFG가 가진 가장 큰 문제는 제작기술"이라면서 "빅히트작 제작에 능숙하지 못하고, 이에 대박을 터뜨리기 쉬운 미국 할리우드 스튜디오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할리우드 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CFG의 투자를 받는 영화는 중국 내 개봉 시기 등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암묵적인 기대가 있다고 밝혔다. CFG는 국영기업인 만큼 중국 당국이 수입영화의 개봉 시기와 개봉관 숫자 등을 관여할 수 있고, 이는 수입 영화 흥행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러한 점 때문에 CFG의 할리우드 영화 투자는 또 다른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12일 중국 전역 5454개 스크린에서 동시 개봉된 '분노의 질주 : 더 세븐'은 6880만 달러(약 745억원)의 수익을 거둬 중국 내 개봉 당일 최고 박스오피스 기록을 세웠다. 이 영화는 개봉일로부터 8일간 총 2억505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이는 지금까지 중국에서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중에서는 '트랜스포머:사라진 시대'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특히 '분노의 질주: 더 세븐'은 할리우드의 또 다른 대형작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과의 경쟁도 한 달 간 피할 수 있게 됐다. 어벤져스는 대부분 국가에서는 다음달 1일 개봉하는 반면, 중국에서는 5월 12일 개봉한다. 여기에는 올 여름 최대 블록버스터로 주목받고 있는 어벤저스와의 경쟁을 피하기 위한 CFG의 입김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CFG가 할리우드 영화 투자에 나서는 것은 빠르게 커지고 있는 중국 영화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상하이증시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CFG를 비롯해 최근 많은 중국 영화사들이 할리우드 영화 스튜디오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 오리엔탈 드림웍스는 할리우드 드림웍스 애니메이션과 '쿵푸팬더3' 공동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이는 중국기업은 물론 할리우드 제작사에게도 많은 이익을 제공한다. 중국 관련 내용을 사실감 있게 전할 수 있는 것 뿐 아니라, 중국 당국의 서구영화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피해갈 수 있는 데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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