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AIIB' 참여땐 아세안 개발 수혜자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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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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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세안 신흥국 인프라 건설에 주도적 참여 가능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이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정부의 최종 결정이 'AIIB 가입' 쪽으로 굳어지고 있다.

정부는 22일 경제적 실익과 외교 관계 등 고려 사항이 많아 최종 결정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내외적으로는 '고민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지만 가입은 기정사실화 된 것으로 보인다.

◇ 한국, 경제적 실익 등 고려해 가입 유력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0일 "한국이 앞으로 관련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해왔다"며 한국 정부가 긍정적인 입장을 전달했다는 점을 시사했다.

경제적 실익과 국제적 위상 등을 고려하면 가입이 유리한 것이 확실한데도 그동안 한국 정부를 고민하게 한 점은 최우방국인 미국의 우려 표명이었다.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여부에 대한 정부의 최종 결정이 'AIIB 가입' 쪽으로 굳어지고 있다. 사진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 [아주경제 DB]


그러나 최근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의 미국 동맹들이 잇따라 가입 의사를 밝힌데다 호주와 일본까지도 참여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국제 사회의 기류가 변하고 있어 한국으로서는 한결 부담을 덜게 됐다.

참여 의사를 빨리 밝혀야 창립 회원국 자격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우리나라가 가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창립 멤버로 들어가야 AIIB 지배구조 등에 한국의 입장을 반영할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3월에 가입 방침을 발표하면 한국은 기존 양해각서(MOU) 체결국들이 이미 꾸려놓은 테이블에 합류해 오는 6월 발표 예정인 협정문 관련 협상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지분 배분과 총재 선임 등 핵심적 사안이 이 협상 테이블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된다.

◇ 중국 독주 우려에 지분 문제 등 쟁점 남아
 

중국은 AIIB에 얼마나 많은 나라가 동참할지에 따라 지분이 결정될 것이며, 경제력을 고려해 중국이 최대 출자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불변이지만 반드시 50% 지분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한발 물러섰다. 사진은 중국 인민은행의 모습. [사진 = 중국신문망]]


그러나 한국의 가입을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쟁점은 AIIB의 지배구조와 한국의 지분 문제다.

중국이 설립을 주도한 만큼 AIIB의 지배구조와 의사결정구조 등이 지나치게 중국 중심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도 대외적으로는 AIIB 출범 견제 논리로 글로벌 기준에 맞지 않는 지배구조와 투명성, 환경 요인 등을 내세우고 있다.

AIIB는 자본금 1000억원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미 중국이 대부분을 출자한 500억달러가 마련된 상태다.

현재로서는 중국의 지분이 50%에 달하는 것이다. 앞으로 투표권 행사 등 의사 결정 과정에서의 중국 독주 가능성이 짐작되는 부분이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가운데)과 윤병세 외교부 장관(오른쪽)의 모습. [사진=청와대]


다만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정부장은 "AIIB에 얼마나 많은 나라가 동참할지에 따라 지분이 결정될 것이며, 경제력을 고려해 중국이 최대 출자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불변이지만 반드시 50% 지분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 AIIB 가입땐 아세안 신흥국 인프라 개발 수혜

한국이 AIIB에 참여하게 되면 중국과의 협력 강화라는 이득을 볼 수 있다. AIIB를 계기로 미국의 금융 패권이 도전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중요하게 고려되는 부분이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에 이어 한·중 경제장관회의를 통해 양국의 구체적 경제협력 방안이 논의되는 시기여서 AIIB 가입은 경제 협력 관계에 '날개'를 달아줄 가능성이 크다.
 

한국이 AIIB에 참여하게 되면 아시아 신흥국 인프라 건설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사진은 스리랑카 노동자들 모습. [사진=김동욱 기자]


아시아 신흥국 인프라 건설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건설과 기술, 자금, 경험 등 인프라 관련 분야에서 우위를 갖고 있어 중국으로부터 끊임없이 AIIB 가입에 대한 '러브콜'을 받아왔다.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사업에 인프라와 기술력 등 역량을 갖춘 한국 기업이 더 쉽게 진출할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다만 외교가 안팎에서는 끈끈했던 미국과의 협력에 균열이 생기거나 중국의 영향력에 종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 '잃을 것'에 대한 외교적인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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