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그랜저 디젤 '수입차에 안방 내줄수 없다' 야심찬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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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0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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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현대자동차가 지난 달 23일 선보인 그랜저 디젤은 국산 최초의 준대형 디젤 세단이다. 수입 디젤차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더 이상 안방을 내어줄 수 없다는 판단하에 현대차가 야심차게 출시한 모델이다. 특히 수입 디젤 세단을 향하던 젊은 고객들의 발길을 국산 디젤로 돌리겠다는 전략이다.

김상대 현대차 국내마케팅실 이사는 "수입차를 포함해 '그랜저 디젤'과 경쟁할 수 있는 모델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시장에서 초기 반응도 좋은 편이다. 그랜저 디젤은 사전계약 20일 만에 1800대를 돌파했고 그랜저 전체 판매량은 지난 5월까지 평균 계약 7934대에서 디젤 모델 출시 후인 지난 달 9223대로 16% 가량 늘어났다. 특히 계약자의 63%는 30∼40대층으로 분석됐다.

3일 그랜저 디젤 프리미엄 모델을 타고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인천 을왕리를 다녀오는 총 160km 구간을 시승했다. 이번 시승코스는 국내 최초의 도심 서킷인 '송도 도심 서킷' 2.5km 구간을 포함했다.

그랜저 디젤에는 싼타페ㆍ맥스크루즈 등 레저용 차량(RV)에 적용한 2.2ℓ R엔진을 기반으로 개발한 R2.2 E-VGT 클린 디젤 엔진((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ㆍm)이 탑재됐다. 엔진스타트 버튼을 눌러서 시동을 걸었다. 디젤 특유의 소음과 진동은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출발할 때의 응답성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편이다.

NVH(소음, 진동, 정숙성)를 크게 개선했다고 하더니 허튼 말이 아니다. 생각보다 더욱 조용하고 진동도 없었다. 고속도로에 진입하고 속도를 점차 높여봤다. 가속 페달의 반응은 다소 느린 편이지만 주행성능은 괜찮은 편이다. 그랜저 디젤의 R2.2 E-VGT 엔진은 가속에서도 폭발적 반응보다는 꾸준히 출력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인다.

시속 180km까지 밟는 동안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음은 여전히 정숙했다. 미세한 진동은 어쩔 수 없겠지만 동급의 독일 디젤차보다 정숙성은 확실히 좋다는 느낌이다. 스티어링 휠도 운전하기 딱 좋을 정도로 가벼운 편이다. 다소 딱딱한 느낌을 좋아하는 이들을 제외하고는 남녀노소 누구나 운전하기 쉬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디젤 모델을 야심차게 내놓은 것은 높은 연비에 대한 자심감이 있기 때문일 터. 높은 연비를 뽑아내기 위해 에코드라이브 모드로 운전 모드를 바꾸고 고속 주행을 즐겼다. 하지만 연비는 생각보다 아쉽다. 그랜저 디젤의 복합연비는 14.0km/l이며 고속주행연비 17.5km/l, 도심주행연비는 12.0km/l다. 특히 고속주행 연비가 17.5km/l의 높은 연료 효율성을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목적지에 도착 후 트립컴퓨터에 표시된 평균연비는 12.1㎞/l였다. 물론 이는 기자의 미숙한 운전실력과 시승이라는 좋지않은 조건하에 나온 결과물이긴 하지만 디젤차인데다 에코모드로 운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소 낮은 수치다.

디젤차량이 인기를 얻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높은 연비 때문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랜저 디젤은 정숙성과 주행성능을 잡았지만 연비는 놓친 느낌이다. 그랜저 디젤의 시판 가격은 △모던 3254만원 △프리미엄 349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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