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의 2020년 키워드는 ‘독자성장’, ‘경영권 승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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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2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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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의 ‘2020년 밑그림’이 하나씩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공통어는 ‘독자성장’이다.

이에 2020년에 이르면 현대차그룹의 경영권 후계도 본격화 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00년 9월 25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 신사옥에서 개최된 현대차그룹 출범식 당시 정몽구 회장은 “2005년 세계 5위의 품질을 확보하고, 2010년에는 5대 글로벌 자동차 업체로 거듭나야 한다”는 ‘GT5 비전’을 발표했다. GT5 비전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현대차그룹 전 계열사는 한 몸처럼 움직였고 정 회장은 이를 실현했다.

하지만, 2020 비전은 정 회장이 특별한 지향점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계열사들이 스스로 정한 것들을 승인해주는 방향으로 뒤바뀐 것이다. ‘아래로부터의 개혁’을 표방하는 ‘바텀 업(Bottom up) 소통체제’를 추구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흡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계열사의 목표는 ‘현대차’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해왔다. 하지만 2020년까지 놓인 과제는 ‘탈 현대차’를 통한 ‘독자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MK경영철학'의 모체인 현대모비스는 현 8인 글로벌 부품업체 순위를 5위까지 끌어올리고, 현대로템은 글로벌 5위 종합철도회사를, 현대위아는 글로벌 톱3 공작기계 업체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회사 매출을 현 10조원대에서 20조원대로 2배 늘리고, 냉연부문을 현대제철에 내어준 현대하이스코는 4대 주력분야를 선정해 2020년까지 매출 8조6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외형 성장은 현대차 의존도를 낮추고, 경쟁사인 글로벌 자동차 고객사를 끌어들여야만 가능하다. 현대·기아차만의 성장만으로 현대차그룹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전 계열사가 현대차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살 길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수소연료전지자동차’를 2020년 일반국민들이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가격을 낮추고 차종을 늘리는 대중화를 실시한다. 화석연료 기반의 구동체제를 중심으로 발전해 온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을 친환경 연료 패러다임으로 바꾸는 첫 시작을 현대차가 개시한다. 이는 정 회장과 현대차 모두에게 새로운 장을 여는 큰 도전이 될 전망이다. 수소연료전지자동차 사업의 성패에 따라 현대차는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얻거나 잃을 수 있다.

이렇듯 중요한 시기에 한 가지 발목을 잡는 이슈가 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영권 승계 문제다. 1938년생인 정 회장은 2020년이면 82세가 된다. 현재 정 회장의 건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모든 업무와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계 구도에 대한 준비는 진행해야 한다. 따라서 2020년을 전후로 맏아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1970년생인 정 부회장은 2020년이면 50세가 된다. 부친 정 회장이 정 회장이 회장이란 타이틀을 처음 단 것은 1987년(현대정공·인천제철·현대산업개발·현대자동차서비스·현대강관)으로 그의 나이 49세 때였다.

아직까지도 ‘후계’라는 단어는 현대차그룹내에서는 금기어지만, 현대차그룹을 잘 아는 관계자들은 정 회장이 각 계열사들이 자립의 기반을 마련하는 작업까지 마무리하고, 아들 정의선 부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주겠다는 것이 아니냐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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