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기황후' 윤아정 "저에게는 하지원이 악역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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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14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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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형석 기자]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극본 장영철 정경순·연출 한희 이성준)의 독주가 무섭다. SBS '신의 선물-14일'과 KBS '태양을 가득히'를 가볍게 따돌리며 월화극 1위를 줄곧 지켜왔다. 지난달 11일 29.2%(닐슨코리아·전국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이후에도 꾸준히 25%대를 오르내리는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기황후'에 대한 시청자의 뜨거운 사랑에는 기승냥(하지원)과 타환(지창욱), 왕유(주진모)의 치열한 삼각관계만큼 승냥의 고군분투기가 밑바탕이 됐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연화(윤아정)가 있었다.

고려인 출신 연화는 기승냥을 밀어내고 자신이 후궁의 자리에 앉기 위해 무던히 애썼다. 타나실리(백진희), 바얀 후투그(임주은)를 도우며 성공의 발판을 만들려 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죽음으로 '기황후'를 하차하게 된 윤아정을 지난 10일 서울 충정로에 위치한 아주경제 본사에서 만났다. '기황후' 속 표독스러운 눈빛과 차가운 말투는 간데 없고 환한 미소와 유쾌한 말투가 즐거운 에너지를 발산했다. 연화와 배우 윤아정이 같은 인물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윤아정은 하차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곧 있으면 '기황후'가 끝나니 내가 떠날 것이라는 생각은 있었지만 조금은 갑작스러웠다"고 섭섭한 마음을 표현했다. "대본을 받고 나서야 죽는 것을 알았다"는 윤아정은 "마지막 촬영까지 끝내서야 마음의 정리가 되더라. 후련하면서도 대견한 마음이 컸다"고 소감을 말했다.

[사진=이형석 기자]

'기황후' 속 연화는 눈빛만큼은 누구보다 악역이었지만 행동은 늘 '허당'이었다. "눈빛은 불이라도 지를 것처럼 행동하지만 결국 맨날 당하는 건 연화였다.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었다"고 회상했다.

'기황후' 초반 윤아정은 연화가 후궁이 될지도 모른다고 기대했다. "'내가 어떻게 후궁이 될까?' '후궁이 되면 어떤 옷을 입을까?' 하는 생각을 매일 하며 기대감에 살았다"며 "대본 속 '연상궁'이라는 대사에 환상이 모두 깨졌다"고 속상해했다.

"갑자기 머릿속이 하얘지더라고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솔직히 '멘붕'이었어요. 상궁이 되고 나니 승냥이를 더 심하게 괴롭혔어요. 후궁이 되겠다는 생각을 끝까지 버리지 않았기 때문일 거예요."

연화는 수시로 고문을 받았다. 촬영장에서는 '윤아정이 또 고문받는대'라는 이야기가 자주 나왔다는 후문. 마지막에는 교수형에 처해졌다. "처음 한 두 번 맞을 때 시청자들이 '연화는 나쁘니까 좀 맞아야 해'라고 하더니 나중에는 불쌍히 여겨주시더라. 하지만 연화 입장에서는 맞는 장면이 전개상 옳았다"고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사진=이형석 기자]


그러면서도 승냥에 대한 묘한 경쟁심을 갖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제가 그저 신분상승을 위해 악행을 서슴치 않는 여성으로 생각하겠지만, 저는 오히려 연화에게 승냥이 악역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승냥에게 이기지 못하고 도리어 역습을 당하는 연화의 모습은 '허당'에 가까웠다"며 웃었다.

배우 윤아정에게 '연기'란 무엇일까. 그는 "선배나 동료 배우와 이야기를 하다 보면 연기에 대한 고민의 깊이가 커지고 그만큼 어려워진다. 연기의 끝을 알 수 없다"면서도 "연기의 폭을 넓히고 싶다. 계속 배워나가야 할 숙제"라고 정의했다. 단순한 '재미'나 '직업'을 넘어선 특별한 의미라는 얘기였다.

그는 "연기에 있어 기술적인 면보다 감정이나 느낌으로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윤아정의 머리 아닌 마음으로 풀어내는 연기.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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