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전략적 협력이 필요한 중국 건설시장"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0-07-01 20:1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원인희 해외건설협회 부회장
1978년 개혁ㆍ개방 이래 지난 두 자릿수에 가까운 고도성장을 지속해온 중국은 과거 저임금 노동력을 이용한 생산기지 역할에서 벗어나 이제는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2008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정책을 지속함에 따라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해 낼 수 있는 거대 내수시장으로 전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하지만 중국 건설시장은 세계 각 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자동차ㆍITㆍ전자 등의 분야에 비해서는 외국기업에게 여전히 접근이 어려운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중국이 WTO(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한 이후 외국자본 유입에 대한 규제는 줄어들었지만 외국기업의 건설시장 진출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으며 까다로운 진입조건을 내세워 진출을 견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중국은 아직까지도 시장정보 부족과 불확실성, 관료주의의 만연, 각종 인ㆍ허가 취득의 곤란 등으로 우리에게는 가깝고도 먼 시장으로 각인돼 왔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우리나라는 중국에 최초 진출한 1991년 이래 지금까지 불과 105억 달러 수주에 그치고 있다. 이는 지난 한 해 동안 중동지역 수주액이 357억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너무나도 초라한 실적이다.

역사ㆍ지정학적으로 다양한 이점을 활용할 수 있는 중국시장 진출을 주저하게 된다면 우리의 장기 비전인 해외건설 수주 1000억 달러 달성은 요원한 메아리로 그칠 것이 자명하다. 앞으로 중국은 110기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비롯해 물부족 해결을 위한 담수화 및 오ㆍ폐수시설, 도시인구 집중에 따른 신도시건설, 물류비용 절감을 위한 고속철도 건설 등 내수진작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 발주가 계획돼 있다. 오는 2018년 중국 건설시장 규모가 2조4000억 달러에 달해 세계 제1위의 시장으로 등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중국 건설시장의 규모와 발전속도를 감안할 때 기존의 부정적인 틀에서 벗어나 중장기적인 차원에서 시장을 긍정적으로 재조명할 필요성이 절실하며 진출시 겪게 되는 장애요인들도 비단 우리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또 중국 건설시장이 과거와 같이 기술과 시장을 교환하는 단순한 방식의 진출전략은 더 이상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기 때문에 서로의 니즈(needs)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그러면 중국 건설시장에 효율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전략이 필요할까.

우선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업체와 중동, 아프리카 등 제3국 건설시장에 동반 진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해외건설협회가 중심이 돼 중국의 해외건설을 전담하고 있는 중국 해외건설협회(CHINCA)와 기존에 체결된 양해각서(MOU)를 바탕으로 정보교환과 세미나 개최 등 정기적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 동시에 상호 관심있는 프로젝트 발굴을 통해 역할 분담에 의한 전략적 합작 진출을 도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지난 5월 CHINCA 주최로 북경에서 열린 세계 인프라포럼에 참석해 고속철도 건설 등 중국의 거대한 내수시장 규모에 충격을 받았으며 세계건설시장에서 국가간 상호 협력의 필요성에 대한 중국정부의 의지도 알수 있게 됐다. CHINCA는 한국과 중국업체간 제3국에서의 제휴 및 협력방안에 대해 강력히 요청하고 있는 바 우리들도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부응한 인식전환과 더불어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둘째, 중국 내수시장 진출확대를 위해서는 중국내건설을 관할하고 있는 중국건축업협회(CCIA)와의 협력 및 신뢰 강화가 우선돼야 한다. CCIA 회원사와 협력해 중국에서 겪었던 각종 규제 및 제도를 완화해 나가는 한편, 기술이전을 통해 다각적인 수주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틈새시장을 개척해야 할 것이다. 특히 중국내에서 수요가 많고 우리의 기술력이 앞서있는 원전건설이나 도시개발, 고급주택, 환경플랜트, 오ㆍ폐수처리 및 물산업 등이 유망한 분야로 대두되고 있다.

끝으로 중국업체와 국내외에서 성공적인 협력모델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주요 도시에 해외건설협회 지부를 개설해 발주처 인맥구축, 양국 회원사간 정보교류, 고급 정보수집 등의 업무를 통해 진출기반을 재조성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우리에게 중국건설시장은 일방적인 공략의 대상이 아니라 전략적 협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상호 윈윈(Win-Win)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나가는 무대라는 공감대가 하루빨리 형성돼야 할 것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