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부실 급식' 항의하는 학부모에 제동?...새 규정 놓고 찬반 논쟁

  • 교육부, 학교 급식 운영 규정 개정 추진…학부모 감독권 인정하면서 운영 방해 제한

떠이닌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급식을 먹는 모습 사진베트남 통신사
떠이닌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급식을 먹는 모습 [사진=베트남 통신사]

베트남 정부가 학부모의 학교 급식 감독 권한을 인정하면서도 급식 준비와 운영을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급식의 양과 위생 상태를 둘러싼 불만이 잇따르는 가운데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감시 권한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과 일부 민원으로 전체 학생의 급식이 중단돼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29일(현지 시각) 베트남 VnExpress에 따르면 교육훈련부는 기숙·반기숙 학생의 급식 운영에 관한 시행규칙 초안을 마련하고 다음 달 7일까지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초안은 학부모가 학교 급식의 품질과 위생 상태를 감독하고 문제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급식 준비 과정에 지장을 주는 행동은 제한하도록 했다.

학부모는 학교와 협력해 자녀에게 영양과 식품 안전, 올바른 식습관을 교육할 수 있다. 급식 운영을 적절한 방식으로 점검하고 학교나 관계 당국에 의견과 개선 요구를 전달하는 것도 허용된다. 다만 교육훈련부는 이러한 권한을 행사하더라도 급식 준비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조건을 명시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이 방해에 해당하는지는 초안에 제시하지 않았다.

이번 규정은 최근 베트남 학교에서 불거진 급식 부실 논란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하노이의 쭝자와 꽝비1, 레쫑떤 초등학교 등에서는 한 끼 4만동(약 2070원)인 식비에 비해 급식량이 부족하거나 음식 재료의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학부모 불만이 제기됐다.

일부 학교에서는 돼지기름 찌꺼기 위주의 반찬이 제공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낌바이와 응우옌뀌득, 득장 초등학교에서는 급식이 예정 시간보다 2~3시간 늦게 도착하면서 학부모들의 반발을 샀다.

교육훈련부는 급식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학교가 매일·매주 식단을 공개하고 실제 제공되는 음식과 식단표의 일치 여부를 점검하도록 할 계획이다. 지방 기초행정기관은 공급업체의 식품 안전과 보관·운송 여건 등을 검토해 급식 운영 방식을 결정하고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급식 문제 지적도 방해인가"…감독권 놓고 엇갈린 반응

학부모들의 주요 우려는 급식 운영을 방해하는 행위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현지 온라인에서는 위생 문제가 발견됐을 때 학부모가 급식 제공을 중단하도록 요구하는 행위까지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누리꾼은 "불시 점검에서 음식이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아이가 먹지 못하도록 막는 것도 방해에 해당하느냐"고 물었다. 또 다른 누리꾼도 "급식 품질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방해 행위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급식 운영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일부 누리꾼은 학교장과 교사가 학생들과 같은 음식을 먹도록 하거나 급식실에 공개 카메라를 설치해 조리·배식 과정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음식의 양과 영양 성분에 대한 최소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반면 일부 학부모의 불만으로 다수 학생의 급식 이용에 차질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한 누리꾼은 "40명 학급에서 한두 명의 학부모가 급식에 불만을 제기해 전체 급식이 중단되면 나머지 38~39가구는 아이를 집으로 데려가 식사를 챙겨야 하는 부담을 떠안는다"고 주장했다.

학교 급식을 없애고 가정에서 도시락을 준비하도록 하거나 급식이 맞지 않는 학생만 개별적으로 식사를 해결하도록 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반대로 학교가 직접 조리 인력을 고용하고 식재료를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시됐다.

한편, 베트남 교육훈련부는 이번 규정을 통해 급식 운영 주체별 책임을 명확히 하고 식품 안전 사고를 예방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학부모의 정당한 문제 제기와 급식 운영을 방해하는 행동을 구분할 구체적인 기준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급식의 안전성을 확보하면서도 학생들의 식사가 불필요하게 중단되지 않도록 감독권과 운영 책임의 범위를 명확히 하는 것이 핵심 쟁점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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