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이스라엘 총선 개표서 네타냐후 진영 우세…과반 미달에 연정 '안갯속'

  • 투표 절반 개표서 친네타냐후 진영 55석·반네타냐후 진영 49석…과반 61석에 둘다 미달

  • 야권 일부 보수 정당 영입·아랍계 협력 변수…연정 실패 땐 재선거 가능성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 총선 개표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집권 진영이 야권을 앞서고 있지만, 의회 과반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종 개표에서 네타냐후 진영이 승리하더라도 안정적인 연립정부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추가 의석 확보가 필요한 만큼 차기 총리 선출을 둘러싼 정치적 혼란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8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예루살렘포스트 등 이스라엘 매체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58분(한국시간 28일 오후 2시58분) 기준 약 57.3%가 개표된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우파 진영은 전체 120석 중 55석, 반(反)네타냐후 진영은 49석을 확보할 것으로 집계됐다. 아랍계 정당 2곳은 나머지 16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앞서 발표된 출구조사보다 네타냐후 진영에 유리한 결과다. 투표 마감 직후 출구조사에서는 반네타냐후 진영이 52~53석, 친네타냐후 진영은 50석으로 반네타냐후 진영의 승리가 예상됐다. 실제 개표에서도 네타냐후 진영의 우세 폭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최종 결과는 아직 유동적이다. 이스라엘 의회 진입에 필요한 최소 득표율은 3.25%로, 이 기준을 넘는 정당이 달라지면 전체 의석 배분도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있는 만큼 의회에 군소 정당들도 여럿 참여하고 있다. 군인 등이 투표한 이중 봉투 투표용지도 나중에 개표될 예정이어서 현재의 우세가 최종 결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네타냐후 총리는 출구조사 발표 이후 예루살렘 리쿠드당 선거본부에서 "리쿠드당은 이스라엘에서 가장 큰 정당"이라며 "강력한 국민적 우파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야권의 유력 총리 후보인 가디 아이젠코트 야샤르당 대표는 "국민은 변화를 선택했다. 실패한 연립정부는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며 네타냐후 총리에게 정계 은퇴를 촉구했다.
 
차기 정부 구성 '안갯속'

차기 정부 구성은 어느 진영에도 쉽지 않은 과제다. 이스라엘에서는 제1당이 반드시 총리직을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의회 과반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는 인물이 정부를 구성한다. 네타냐후 총리가 현재의 우세를 유지하더라도 과반에 필요한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 다른 정당의 협조가 필요하다.

네타냐후 총리가 야권의 일부 보수 성향 정당을 설득해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과거 정치적 갈등을 겪었던 나프탈리 베네트 전 총리와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전 국방장관이 다시 네타냐후와 손잡을지는 불투명하다.

야권 역시 사정은 복잡하다. 아이젠코트가 정권교체에 성공하려면 아랍계 정당들의 협조가 필요할 가능성이 크지만, 베네트와 리베르만 등 일부 야권 지도자들은 아랍계 정당과의 연정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는 아랍계 유권자들의 높은 투표 참여가 두드러졌다. 전체 투표율은 77.7%로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아랍계 정당들은 아랍계 유권자 투표율이 75%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아랍계 정당인 조인트리스트와 라암은 출구조사에서 17~19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돼 역대 최고 수준의 성적을 거둘 가능성을 보여줬다. 다만 이들 정당이 어느 진영에 협력할지를 둘러싼 이견이 커 연립정부 구성의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

연정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질 경우 소수정부 또는 통합정부 구성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아이젠코트가 아랍계 정당의 외부 지원을 받아 소수정부를 출범시키거나, 네타냐후와 아이젠코트가 양대 정당을 중심으로 통합정부를 구성하는 방안이다.

다만 아이젠코트는 네타냐후 총리와 같은 정부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으며, 양측의 정치적 입장 차이도 커 통합정부 구성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종 개표가 마무리되면 이츠하크 헤르초그 대통령이 각 정당의 추천을 받아 정부 구성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게 연정 구성 권한을 부여한다. 지명된 후보에게는 28일의 기간이 주어지며 최대 14일까지 연장할 수 있다. 이 기간 정부 구성에 실패하면 다른 후보에게 기회가 넘어간다. 이후에도 연립정부가 출범하지 못하면 재선거가 실시될 수 있다.

이스라엘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정치적 교착으로 총선을 다섯 차례 치른 바 있다. 이번에도 어느 진영도 안정적인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당시의 정치적 혼란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영국 가디언지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연정과 가디 아이젠코트가 이끄는 야권 연대 모두 정부를 구성하는 데 필요한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 이스라엘은 앞으로 수주간 정파 간 치열한 협상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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