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출국 금지' 비웃듯…대선 패한 보우소나루, 미국으로 떴다

브라질 대선에서 패배한 보우소나루 후보 사진연합AFP
브라질 대선에서 패배한 보우소나루 후보 [사진=연합/AFP]

브라질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이 대법원의 여권 제출 명령을 어기고 미국으로 출국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우소나루 의원이 브라질을 떠나 현재 미국으로 이동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행선지와 미국 도착 예정 시각, 망명 신청 여부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장남인 그는 지난 25일 대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점쳐졌으나, 현직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에게 패했다.

앞서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지난 26일 자금 세탁 연루 의혹을 받는 보우소나루 의원에게 24시간 이내 여권 반납을 명령하고 출입국 시스템에 '출국 경보'를 등록해 출국을 금지한 바 있다. 하지만 기한 내에 여권을 내지 않아 여권의 효력이 상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보우소나루 의원은 연방대법원에 "내가 이겼어도 똑같이 행동했겠느냐"며 정치 탄압이라고 반발하는 한편, 룰라 대통령이 표를 얻기 위해 대규모 공금을 투입했다며 당선 무효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맞선 바 있다.

브라질 연방경찰 고위 관계자는 보우소나루 의원이 정규 출입국 심사대를 거쳐 출국한 기록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까지만 해도 "나라를 떠날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며 여권을 제출하고 당국의 수사에 당당히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미국행으로 브라질과 미국 간 외교적 갈등이 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일가가 사법적 박해를 받고 있다고 주장해 온 반면, 룰라 대통령은 미국이 이들 일가의 재집권을 지원하고 있다며 날을 세워왔다.

한편 부친인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역시 2022년 대선 패배 직후 미국으로 출국했다가 귀국한 바 있으며, 이후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로 징역 27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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