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기본·원칙·상식] 태릉 골프장 논란, 정쟁 아닌 진실 규명이 먼저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지난 20일 서울 태릉 골프장 라운딩 모습 사진주진우 의원 페이스북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지난 20일 서울 태릉 골프장 라운딩 모습. [사진=주진우 의원 페이스북]
김혜경 여사의 태릉 골프장 이용을 둘러싸고 정치권에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안은 대통령 배우자의 군 골프장 이용이 적절했는지뿐 아니라 정치인의 의혹 제기와 청와대의 해명 방식에도 문제가 없는지 묻는다. 의혹은 철저히 검증해야 하고 권력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김 여사가 유명 프로골퍼와 3인 라운딩을 하고 특별 레슨을 받았으며 대통령 전용 클럽하우스까지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목된 선수는 자신과 무관하다며 해당 날짜의 후원사 행사 사진을 공개하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주 의원은 골프 당일 일부 촬영 영상을 삭제했다. 대통령 부인을 상대로 중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당사자에게 기본적인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면 무책임한 일이다. 

청와대의 대응도 미흡하다. 홍보소통수석실은 확인되지 않는 주장을 사실인 양 보도하면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며 언론에 경고했지만 정작 김 여사의 골프장 이용 여부와 조건은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 허위 의혹에 단호히 대응하는 것과 사실관계를 밝히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이용 자격과 절차에 문제가 없다면 근거를 들어 설명하면 된다. 경고부터 앞세우는 태도는 의혹을 해소하기보다 키울 뿐이다.

태릉 골프장은 군이 운영한다. 군 시설인 만큼 이용 자격과 운영 규정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김 여사가 골프를 쳤다는 사실만으로 특혜나 위법을 단정할 수 없다. 영부인은 운영 기준상 정회원에 준하는 대우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핵심은 이용 자격 자체가 아니라 예약과 경기 진행, 클럽하우스 이용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는지다. 청와대는 이 부분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

태릉 골프장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2024년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군 골프장 이용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 연습과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 등 안보 현안이 이어진 시기에 골프를 쳤다며 비판했다. 이번에는 국민의힘이 김 여사의 골프 당일 역삼동 화재가 발생했고 부천 소방관 영결식 다음 날이었다는 점을 문제 삼는다. 공수가 바뀌자 같은 사안을 놓고 입장이 달라진 것이다. 권력 감시라는 명분이 정파적 유불리에 따라 공수가 바뀐다면 비판의 설득력도 약해진다.

정치적 공방을 끝내려면 무엇보다 객관적인 사실 확인이 우선이다. 이런 점에서 필요하다면 특별감찰관 제도를 활용해야 한다. 대통령 배우자와 친인척을 둘러싼 의혹은 청와대의 자체 해명만으로 신뢰를 얻기 어렵다. 특별감찰관이 여야의 유불리를 떠나 독립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한다면 소모적인 정쟁을 끝낼 수 있다. 파놉티콘, 즉 원형 감옥처럼 권력을 감시하겠다며 중립성과 독립성을 강조한 약속도 말이 아닌 실천으로 증명해야 한다.

정치인은 의혹을 제기하기 전에 검증해야 하고 청와대는 비판을 경고로 막으려 하지 말고 설명해야 한다. 특별감찰관은 권력과 정당 모두로부터 독립적으로 감찰해야 한다. 특혜가 있었다면 책임을 묻고 문제가 없다면 근거를 들어 의혹을 종결하면 된다. 권력에 대한 감시도 의혹에 대한 해명도 사실과 원칙 위에 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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