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통신은 26일(현지시간) 자체 집계 자료를 인용해 이날 예정된 회사채 발행이 완료되면 올해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 총액이 1조 7600억 달러(약 2천 334조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저금리 기조 속에서 기업 자금조달이 폭증했던 2020년의 종전 최고 기록(1조 7500억 달러)을 뛰어넘는 규모다. 지난해 발행액인 1조 5900억 달러와 비교해도 대폭 늘어났다.
이 같은 역사적 폭증의 핵심 동력은 단연 빅테크와 기술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다. 올해 들어 전 세계 투자등급 채권시장에서 조달된 AI 관련 자금만 3천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이는 지난해 연간 조달 규모의 약 3배에 육박한다.
기업들이 장기 채권 발행에 나서는 이유는 데이터센터와 AI 하드웨어 구축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최근 첨단 AI 학습용 데이터센터 1곳을 건설하는 데만 50억~100억 달러의 초기 비용이 투입되며, 최첨단 모델 학습을 위한 GPU 클러스터 구축에 5억~20억 달러가 소요된다.
여기에 전력망 확보 및 장기 전력구매계약(PPA), 고성능 네트워크·저장장치 구축, AI 전문 인력 유치 비용까지 더해지면서 단기 자금 대신 10년 이상을 내다본 장기 채권 발행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금리 상승과 AI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채권 발행 열풍은 식지 않고 있다. 최근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의 평균 신용스프레드(국채금리 대비 가산금리)가 올해 최고 수준에 근접했고, 미 국채금리 하락에 따른 차입 비용 절감 효과가 일부 상쇄되었음에도 빅테크의 조달 의지는 확고하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팀 커피스 투자등급 신용부문 책임자는 "높아진 차입 비용이 전체적인 자금조달 활동을 제약하지 못하고 있다"며 "AI 인프라 투자 관련 자금조달의 상당 부분이 금리 변화에 상대적으로 민감하지 않은 기술기업들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의 린지 로스너 멀티섹터 채권투자 책임자 역시 "우리는 한 세대에 한 번 있을 법한 자본집약적 기업 투자 사이클을 목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월가 투자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연기금, 보험사, 국부펀드 등 주요 기관투자자들은 AI 인프라를 장기 성장 자산군으로 보고 대규모 자금을 할당하고 있으며, 다수의 채권 발행이 초과 청약을 기록했다.
신용평가사들 역시 주요 AI 기업들의 견고한 재무제표와 다각화된 수익 구조를 바탕으로 안정적 신용등급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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