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아주경제 취재에 따르면 팬스타그룹은 최근 28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인 팬스타 아크로호의 매각을 검토 중이다. 해당 선박은 팬스타가 지난 7월 HMM으로부터 매입한 선박으로, 올해 정부가 추진한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투입됐다.
팬스타가 선박 교체를 검토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실제 운항 과정에서 확인된 기술적 제약 때문으로 전해졌다. 아크로호는 북극항로를 운항할 수 있는 일정 수준의 내빙 성능을 갖췄지만, 빙해 지역에서 안정적인 속도를 유지하고 장기적으로 운항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회사 측 판단이다.
그룹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아크로호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 맞다"며 "북극항로를 직접 운항해 보니 기존 선박으로는 속도를 충분히 내기 어렵고 운항 과정에서도 불편한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관계자는 "해수부가 내년에 추진할 북극항로 시범운항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새로운 선박을 물색 중인 것"이라며 "북유럽 등을 중심으로 내빙 성능이 강화된 컨테이너선을 찾고 있으며, 신규 선박 발주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국적선사와의 협력도 추진 중이다. 팬스타는 현재 북극항로 사업에 관심이 있는 국내 선사들에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가 내년에도 추가 시범운항을 기획하고 있는 만큼, 선박 확보와 화물 유치 등에서 공동 사업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다만 첫 시범운항 종료 후 보름여 만에 선박 매각 이슈가 불거진 건 곱씹어 볼 대목이다. 앞서 팬스타는 북극항로 운항에 투입할 선박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올해 4월 정부의 시범운항 사업에 단독으로 참여 의사를 밝혔다. 당초 중국 조선소에서 신조선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일정 문제 등으로 무산되면서 HMM으로부터 지금의 아크로호인 '컨테이너선 몸바사호'의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몸바사호는 HMM이 기존 영업에 투입하던 선박으로, 정부의 북극항로 시범운항 일정에 맞춰 매각을 서둘렀다는 논란도 일었다. HMM 역시 선박 매각에 따른 수익성과 영업 운영 측면에서 적잖은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선박 교체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정부의 시범운항 준비 과정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북극항로는 일반 항로와 달리 해빙 상태와 기상 여건에 따라 운항 속도와 기간이 제한되는 만큼 선박의 내빙 성능과 운항 적합성에 대한 사전 검토가 필수적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이번 매각 움직임이 정부의 무리한 북극항로 시범운항 추진과 졸속 행정의 한계를 드러낸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아크로호의 매각 대상으로 기존 선주인 HMM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북극항로 시범운항 일정에 맞춰 급하게 확보한 선박을 첫 운항 직후 매각하려는 것 자체가 사업 추진 과정의 허점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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