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국내 주식투자자는 1442만명이었다. 1년 전보다 30만명 넘게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 증시가 상승곡선을 타기 시작하면서 투자열풍이 분 결과다. 증시에 뛰어든 20·30대 등 젊은 투자자들도 많았다. 이런 추세는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6월 하순 이후 국내 증시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면서 투자심리는 빠르게 위축됐다. 증시 변동성 확대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이 전 연령층에서 나타나는 가운데 20·30대는 미국 증시와 가상자산 등 다른 투자처로 발길을 돌리는 분위기가 뚜렷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31일 아주경제가 삼성·하나·현대차증권 거래자료를 분석한 결과 20·30대에서 증시 이탈 추세는 뚜렷했다. 지난 6월 114조1479억원이던 20·30대 거래대금은 8월 41조7027억원까지 줄었다. 같은 기간 거래 고객 수도 68만4144명에서 50만1361명으로 급감했다.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는 젊은 투자자도 빠르게 줄고 있다. 신규 고객 현황을 별도로 집계한 자료를 보면 20·30대 월 신규 고객은 지난 6월 3만2802명에서 7월 1만9298명, 8월 1만7830명으로 감소했다. 두 달 만에 45.6% 줄어든 수준이다. 기존 투자자의 거래가 위축된 데 이어 신규 유입마저 둔화되고 있는 것이다.
거래 감소는 20·30대만의 현상은 아니다. 연령대별 거래 현황을 별도로 집계한 자료에서는 20·30대를 제외한 연령층의 주식 거래대금도 6월 11조4139억원에서 7월 7조3266억원, 8월 4조884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거래 고객 수도 5만9393명에서 4만6200명, 3만2217명으로 감소했다.
전체 고객의 연령별 구성에서는 60대 이상 투자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흐름이 나타났다. 연령별 고객 현황을 제공한 자료 가운데 한 곳에서는 20대 이하 고객 비중이 6월 말 8.43%에서 8월 26일 8.30%로 낮아졌고, 30대 역시 14.49%에서 14.40%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40대는 20.63%에서 20.61%로, 50대는 24.10%에서 24.02%로 소폭 낮아진 반면 60대 이상은 32.34%에서 32.66%로 0.32%포인트 높아졌다.
다른 자료에서도 30대 고객 비중은 6월 말 19.19%에서 8월 26일 19.14%, 40대는 22.11%에서 22.06%, 50대는 23.36%에서 23.32%로 각각 낮아졌다. 반면 60대 이상은 22.03%에서 22.15%로 상승했다. 20대 이하 비중은 13.25%에서 13.27%로 소폭 높아졌다.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20·30대는 국내 증시를 떠나 미국 증시와 가상자산 등 다른 투자처를 찾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현재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사실 20·30대는 미국 시장에서 활발하게 주식을 하던 세대"라며 "주식시장을 떠난다는 의미보다는 한국 시장이 재미 없다 보니까 노는 장소 자체를 다른 쪽으로 간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코인은 전체적으로 상황이 좀 괜찮았다. 아마 그쪽으로 투자자들도 상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증시 조정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등 고위험 상품에 대한 투자 문턱이 높아진 점도 젊은 투자자들의 이탈 요인으로 꼽힌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지수가 계속 하락했고 조정을 받았으니까 일정 부분은 손절을 치고 떠났거나 미국장, 해외 증시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자격요건이 안되는 분들은 할 수 없기 때문에 예탁금 기준 등 해당하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아주 소수만 해야 되니까 그 부분도 이탈 요인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거래 감소를 20·30대만의 '국장 탈출'로 단정하기보다 증시 변동성 확대에 따른 전반적인 투자심리 위축도 함께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가 전반적으로 약화된 영향으로 보인다"며 "특정 세대에 국한된 현상이라기보다는 최근 시장 상황에 따른 전반적인 투자심리 변화로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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