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섬나라 아이슬란드가 오는 29일 유럽연합(EU) 회원 자격 협상 재개에 관한 국민투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최근 여론조사에서 아이슬란드 국민들이 근소한 차이로 협상 재개를 지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지 일간 비시르는 여론조사기관 마스키나를 인용, 설문 응답자의 51.3%가 협상 재개에 찬성하고, 48.7%는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조사는 지난 21~25일 아이슬란드인 101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앞서 아이슬란드 정부는 2008년 자국 내 대형 은행 3개가 파산하는 등 금융 위기가 커지자 2009년 EU 가입 신청을 한 바 있다. 하지만 유로존 위기가 퍼지면서 4년 뒤인 2013년 협상을 중단했다. 하지만 13년이 지난 지금, 자국 내 생활비가 상승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안보의 필요성을 느낀 아이슬란드가 재가입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이슬란드와 미국 사이에 있는 그린란드를 합병하겠다고 반복적으로 언급한 것은 최근 아이슬란드의 EU 가입 여론이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이달 29일 국민투표가 가결된다고 해서 아이슬란드가 EU 회원국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날 투표는 EU와의 협상 '재개 여부'만을 다루는 투표다. 또 EU와 아이슬란드 정부가 협상을 타결하면 이를 확정하는 두 번째 국민투표가 필요하다. 29일 투표가 가결될 경우, 추가 협상은 올해 말 시작해 18~24개월간 이어질 것으로 로이터는 전망했다.
아이슬란드는 EU 회원국은 아니지만 유럽 경제의 중요한 일부인 부국이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9만8000달러(약 1억3500만원)를 넘어선다. 아이슬란드는 EU 회원국을 중심으로 국경 개방인 솅겐 조약에 가입해 있다. 또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회원국이다. 하지만 EU 회원국이 아닌 아이슬란드는 역내 이슈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 정식 회원국이 되면 유럽위원회나 유럽의회 등에 대표를 보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유로화를 도입할 수도 있게 된다.
아이슬란드는 자체 군대는 없지만 역사적으로 국방 전략의 요충지로 자리매김해 왔다. 우선 자국 국방을 보장받기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해 있다. 또 미국과는 별도로 1951년 상호방위조약을 맺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에 따르면, 윈스턴 처칠(1874~1965) 전 영국 총리는 "아이슬란드를 소유한 사람은 영국·미국·캐나다를 겨누는 권총이 있는 것"이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대서양의 중간쯤 있는 아이슬란드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EU 회원국 지위가 북유럽 국가들에는 그리 혜택이 많지 않고, 이 때문에 북유럽 부국 사이에서는 EU 예산 분담액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유로뉴스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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