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금융] 금감원 이전 대가로 공공기관 미지정?…관가서 '맞교환안' 거론

  • 지방 이전 수용 대가로 조직·예산 자율성 보장 구상

  • 금감원 노조 "감독 독립성과 현장 접근성 맞바꿀 수 없어"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금융감독원 지방이전을 전제로 정부가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지 않는 이른바 ‘맞교환안’이 정부와 금융당국 안팎에서 거론되고 있다. 금감원이 지방이전을 받아들이는 대신 공공기관 지정에 따른 조직·예산 통제를 피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공공기관 지정 여부는 정부가 장기간 보장하기 어려운 데다 금감원 노동조합도 두 사안은 맞바꿀 수 없는 문제라며 반대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와 관계기관이 2차 공공기관 이전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금감원의 지방이전과 공공기관 미지정을 연계하는 방안이 선택지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정부의 지방이전 의지가 강한 만큼 금감원에도 조직 운영의 자율성 등 최소한의 실익을 제공해야 이전에 따른 반발을 줄일 수 있다는 논리다.

금감원은 현재 공공기관으로 지정돼 있지 않지만 지정 가능성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금감원은 2018년 공공기관 지정 유보 조건을 부과받은 뒤 조직과 상위직급 감축 등 요구를 이행해 2024년 기존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 2025년에는 지정 안건에도 오르지 않았지만 올해 1월 다시 지정이 검토됐고 새로운 조건을 전제로 재차 유보됐다.

맞교환안의 가장 큰 한계도 여기에 있다. 지방이전은 국토교통부가 주관하지만 공공기관 지정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매년 결정한다. 현 정부가 금감원을 지정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더라도 다음 해나 차기 정부에서 지정 논의가 다시 시작될 수 있다. 지방이전은 되돌리기 어렵지만 공공기관 미지정 약속은 언제든 바뀔 수 있는 비대칭적인 교환인 셈이다.

금감원 노조는 지방이전과 공공기관 미지정을 연계하는 방안에 대해 사실상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김상우 금감원 노조위원장은 “공공기관 지정은 금융감독 업무의 독립성에 관한 문제이고 지방이전은 금융산업을 밀착해 감시·감독할 수 있는 입지의 문제”라며 “독립성과 현장 접근성 모두 필요한 만큼 하나를 얻기 위해 다른 하나를 포기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감독 대상인 금융회사와 금융시장 인프라가 서울에 집중돼 있어 지방으로 이전하면 검사와 감독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정부는 금융 관련 기관의 지방 배치를 지역 금융산업 육성과 균형발전의 계기로 보고 있다. 조직 운영의 자율성과 현장 접근성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라는 맞교환안이 양측의 간극을 좁히기보다 새로운 논쟁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는 이유다.

정부는 약 350개 기관을 대상으로 2차 공공기관 이전 가능성을 검토한 뒤 지방정부와 노동조합의 의견 수렴과 공론화 절차를 거쳐 오는 10∼11월 이전 대상과 배치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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