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성공 공식 바뀐다] '각자도생' 끝낸 K-뷰티… 올리브영·무신사가 이끄는 해외 진출

  • 올리브영, 美 매장·세포라로 확대

  • 무신사, 글로벌 뷰티 거래액 4.6배↑

  • 팝업 등 현지 오프라인 접점도 넓혀

20일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무신사 뷰티 페스타 인IN 성수에서 참가자들이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홍승완 기자
지난 20일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무신사 뷰티 페스타 인(IN) 성수'에서 참가자들이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홍승완 기자]

중소·인디 브랜드가 K-뷰티 수출 주역으로 부상하면서 해외 진출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브랜드가 아마존에 직접 입점하거나 현지 바이어를 찾아 개별적으로 판로를 개척했다면 최근에는 올리브영과 무신사 등 국내 유통·플랫폼 기업이 브랜드를 발굴해 해외 소비자와 연결하는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유통·플랫폼 기업들은 자체 해외 매장과 글로벌 온라인몰을 활용해 중소·인디 K-뷰티 브랜드의 해외 판로를 넓히고 있다. 국내에서 판매력과 상품성을 확인한 브랜드를 자체 해외 매장과 글로벌 온라인몰에 입점시키는 것은 물론 현지 대형 유통사와 협업, 물류·번역 등 판매 지원까지 범위를 넓히는 추세다.

CJ올리브영이 대표적이다. 지난 5월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에 문을 연 '올리브영 패서디나점'에는 400개 이상 브랜드, 5000개 이상 상품이 입점해 있다. 이 가운데 K-브랜드 비중은 80%를 웃돈다. 

현지에서는 선케어와 마스크팩, 세럼·에센스 등 K-뷰티가 강점을 가진 스킨케어 제품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가벼운 사용감의 선크림과 선스틱·선쿠션을 비롯해 토너패드와 클렌저 등 한국식 스킨케어 루틴에 대한 관심도 높다. 라운드랩의 '자작나무 수분 선크림', 아누아의 '어성초 클렌저'와 'PDRN 히알루론산 캡슐 100 세럼' 등이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주요 제품으로 꼽힌다.

올리브영은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출점을 이어가 2027년 상반기까지 미국에서 총 5개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자체 매장을 통한 진출뿐 아니라 현지 대형 유통망을 활용해 K-뷰티 브랜드의 판로를 넓히는 작업도 병행한다. 이달에는 글로벌 뷰티 유통 채널 세포라와 손잡고 올리브영이 선별한 19개 브랜드의 약 150개 상품을 세포라 유통망을 통해 선보였다. 개별 브랜드가 단독으로 확보하기 쉽지 않은 미국 오프라인 유통망에 진입할 수 있는 통로가 생긴 것이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도 신진·인디 뷰티 브랜드를 발굴해 해외시장으로 연결하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최근 열린 '무신사 뷰티 페스타'에서는 전체 참여 브랜드 중 80% 이상을 인디 브랜드로 구성했다. 10곳 중 4곳은 론칭 5년 이내인 신진 브랜드였고, 자체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브랜드도 70% 이상을 차지했다.

국내에서 발굴된 브랜드는 무신사의 해외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소비자에게 다가갈 기회를 얻는다. 미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등 13개 지역에서 서비스하는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에는 현재 뷰티 브랜드 400여 개가 입점해 있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스토어의 뷰티 부문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4.6배로 증가했다.

온라인을 넘어 현지 오프라인 접점도 넓히고 있다. 지난 4월 일본 도쿄에서 원씽·듀이트리·더툴랩 등 국내 브랜드와 진행한 팝업스토어에는 7만5000명이 방문했다. 무신사는 상품 리뷰 자동 번역과 국내 상품 코드 연동, 글로벌 풀필먼트 등 해외 판매 과정 전반을 지원하고 있다.

이 같은 플랫폼 동반진출 방식은 해외 인지도와 자금, 유통망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신진·인디 브랜드의 부담을 낮춰준다. 브랜드가 국가별 유통망과 물류 체계를 직접 구축하지 않고도 플랫폼이 확보한 해외 고객과 판매 인프라를 활용해 현지 시장에 진입할 수 있어서다.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 전 현지 소비자 반응을 미리 점검할 수 있다는 것도 이점이다.

유통·플랫폼 기업에도 인디 K-뷰티의 성장은 해외 사업을 확대할 기회로 작용한다. 국내에서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브랜드를 해외 매장과 온라인몰에 선보여 상품 경쟁력을 높이고,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K-뷰티 수요를 자체 플랫폼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브랜드는 해외 진출 문턱을 낮추고 유통사는 경쟁력 있는 상품군을 확보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K-뷰티의 글로벌 진출 공식도 개별 브랜드 중심에서 플랫폼과 함께 시장을 공략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김주덕 서울사이버대 대학원 뷰티산업학과 석좌교수는 "플랫폼을 통한 해외 진출은 개별 브랜드가 직접 시장을 개척하는 것보다 유리하고 K-뷰티 제품을 한데 모아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라며 "이러한 시너지를 이어가려면 해외에서도 국내와 동일한 수준의 품질과 사용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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