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에 이르는 세계 만화의 역사와 120년에 가까운 한국 만화의 흐름을 잇는 새로운 국제 비평 플랫폼이 대한민국에서 첫발을 내딛는다.
세계 각국의 만화·웹툰 평론가와 연구자, 창작자, 콘텐츠 산업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물론, 세계 최초의 '세계만화웹툰평론가연합' 결성도 추진돼 K-웹툰의 글로벌 확장과 함께 비평의 역할을 국제적인 차원에서 다시 조명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만화웹툰평론가협회가 주관하는 '2026 세계만화웹툰평론가대회(2026 World Comics & Webtoon Critics Conference)'가 오는 내달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부천웹툰융합센터 1층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는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만화·웹툰 산업 속에서 작품의 문화적·예술적·산업적 가치를 발견하고 해석하는 평론의 역할을 새롭게 조명하고, 국가와 지역을 넘어 세계 만화·웹툰 평론가들이 지속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협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 만화 역시 1909년 '대한민보'에 실린 이도영 화백의 삽화를 주요 출발점으로 삼아 120년에 가까운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그동안 만화는 시대와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모습을 바꿨다. 특히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접어들면서 웹툰은 출판과 온라인 콘텐츠의 영역을 넘어 영화와 드라마, 애니메이션, 게임, 캐릭터, 공연, 전시, 관광 등으로 확장되며 글로벌 IP 산업의 핵심 원천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대회가 산업의 성장만큼이나 작품의 가치를 발견하고 기록하며 창작자와 독자를 연결하는 '비평'의 역할에 주목하는 이유다.
대회를 기획·주관하는 한국만화웹툰평론가협회는 한국 만화 역사상 처음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사단법인으로 출범한 만화·웹툰 평론가 단체다. 현재 다양한 문화산업 분야에서 이론과 실천을 겸비한 90여 명의 평론가가 참여해 비평의 활성화와 대중화, 전문화, 글로벌화와 융복합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대회의 메인 주제는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서 글로벌 만화 리터러시는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가?'다. 이와 함께 '글로벌 IP 확장 속 만화웹툰 평론의 가치와 의미'를 놓고 국내외 전문가들이 다양한 시각에서 논의를 펼친다.
◆ 해외 초청 인사들 면면 눈길
미국에서는 조선시대 임진왜란과 이순신 장군을 소재로 한 만화 '이순신'을 그린 온리 콤판 작가가 참여한다. 낯선 한국 역사 소재를 미국 시장에 소개해 45만 부 이상 판매한 작가라는 점에서 글로벌 스토리텔링의 가능성을 직접 들려줄 것으로 기대된다.
프랑스에서는 40년 전통의 프랑스 만화평론가·기자협회를 이끌고 있는 로랑 지오나티 회장이 참여하고, 일본에서는 사단법인 일본망가종합연구소의 야수히로 야마우치 부소장이 함께한다.
1부 기조연설에서는 박석환 만화평론가이자 재담미디어 이사가 '호모 루덴스: 문화유희와 리터러시로서 만화웹툰 평론의 의미는 무엇인가?'를 주제로 발표한다.
온리 콤판 작가는 '이야기의 힘: 세계를 사로잡는 매혹적인 만화 스토리텔링'을 통해 한 국가의 역사와 인물이 어떻게 국경을 넘어 독자들과 만날 수 있는지를 자신의 창작 경험을 토대로 풀어낼 예정이다.
2부 본 세션에서는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서 글로벌 만화 리터러시는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가'를 놓고 본격적인 국제 비교와 토론이 진행된다.
야수히로 야마우치 부소장은 '디지털 시대에서 오락 만화의 학습 리터러시 읽기', 로랑 지오나티 회장은 '프랑스 그래픽노블과 일본·한국 만화 리터러시의 차이는 무엇인가?'를 각각 발표한다.
김소원 만화평론가이자 경희대학교 연구교수는 '만화 읽기와 웹툰 읽기의 간격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종이 만화에서 디지털 웹툰으로 이어진 미디어 변화가 독자의 읽기 방식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짚는다.
3부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서범강 IP융복합산업협회장이 사회를 맡아 미국·프랑스·일본 초청 연사와 웹툰 '들쥐'의 원작자 로드비코 작가 등이 참여한 가운데 ‘글로벌 IP 확장 속 만화웹툰 평론의 가치와 의미’를 주제로 토크콘서트를 진행한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국제행사 개최를 넘어 세계 만화·웹툰 비평계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는 새로운 조직이 출범한다는 점이다.
조직위원회는 대회 기간 국내외 주요 참석자들이 참여하는 출범 세리머니를 갖고 세계 최초의 ‘세계만화웹툰평론가연합’ 결성을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일회성 국제행사가 아닌 각국 평론가와 연구자들이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공동 담론을 만들어가는 국제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한국만화웹툰평론가협회와 IP융복합산업협회 간 업무협약도 예정돼 있다. 양 기관은 웹툰 IP 산업의 담론 형성과 비평문화 활성화를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박세현 세계만화웹툰평론가대회 조직위원장 겸 한국만화웹툰평론가협회장은 이번 대회에 적지 않은 의미를 부여했다.
박 위원장은 "세계만화웹툰평론가대회는 K-웹툰의 세계적 위상을 새롭게 조명하는 공론장이며, 세계만화웹툰평론가연합은 200년에 이르는 세계만화사와 120년 한국만화사의 흐름을 연결하는 최초의 세계적인 만화웹툰 비평 플랫폼"이라고 밝혔다.
이어 "세계 각국의 평론가와 연구자, 창작자, 산업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만화웹툰의 미학과 비평, 산업과 기술 그리고 미래 가능성을 논의하는 새로운 담론의 장을 열고자 한다"며 "단순한 국제 문화교류 행사를 넘어 만화비평을 창작과 산업, 학술과 문화외교를 연결하는 국제적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역사적인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평론 자체가 갖는 의미 주목
임봉수 집행위원장은 “평론은 단순히 작품의 우열을 평가하는 일이 아니라 아직 발견되지 않은 작품의 가치를 찾아내고, 창작자와 독자 사이에 새로운 이해를 만들어내며 한 시대의 콘텐츠를 문화적 기록으로 남기는 역할을 한다”며 “이번 대회를 계기로 세계의 다양한 비평적 시선이 연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계만화평론가대회조직위원회는 이번 세계만화웹툰평론가연합 결성을 출발점으로 대회를 정례화할 방침이다.
향후 북미와 유럽, 아시아 등 각 지역의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국가별 평론가·연구자 교류를 비롯해 우수 만화·웹툰 발굴 및 소개, 평론·연구자료 아카이빙, 차세대 평론가 육성, 국제 세미나와 콘퍼런스 개최, 글로벌 콘텐츠·IP 연구, 국가 간 공동 비평 프로젝트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2026 세계만화웹툰평론가대회'는 9월 17일부터 18일까지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길주로 17 부천웹툰융합센터 1층에서 열린다.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만화웹툰평론가협회가 주관한다.
200년 가까운 세계 만화의 역사에서 창작자와 작품, 산업을 비추던 비평의 시선이 처음으로 국경을 넘어 하나의 국제적 연대로 이어지는 셈이다. K-웹툰의 성장과 함께 대한민국 부천에서 출발하는 세계만화웹툰평론가연합이 글로벌 만화·웹툰 산업에 어떤 새로운 담론을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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