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과 금융기관을 겨냥한 2차 제재 범위를 확대하며 대이란 경제 압박을 한층 강화했다. 미국은 전 세계 국가와 기업을 대상으로 이란과의 경제적 관계를 끊으라고 공개적으로 경고했지만 이란산 원유의 최대 구매국인 중국 등 주요 교역국에 대한 직접 제재는 일단 피했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미 재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의 경제적 고립을 목표로 한 '경제적 고립 작전(Operation Economic Outcast)'을 발표했다. 베선트 장관은 "우리 목표는 이란이 홀로 남게 될 때까지 이 폭압적인 정권을 지탱하는 모든 경제적 생명줄을 끊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 재무부는 디지털 자산·기술·금·항공·해운 등 5개 분야를 이란 관련 2차 제재가 적용될 수 있는 대상으로 확대했다. 이와 별도로 이란의 핵·미사일·사이버 작전과 석유 수익 창출 등에 관여한 개인·기업·선박 등 60여 곳을 신규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란을 대신해 자금 세탁을 조장하는 어떤 기관이든 미국 달러 시스템에서 배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재무부는 이번 주 안으로 한 금융기관에 대한 중대 제재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번 제재의 최대 변수는 중국이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최대 구매국인 데다 미국의 금융 제재를 우회할 수 있는 자체 금융·무역망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 "대이란 제재 효과는 미국이 중국을 얼마나 압박할 의향이 있느냐에 달려 있을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재무부가 이날 발표한 제재 명단에는 중국 본토와 홍콩의 기업·개인도 포함됐지만 중국 대형 은행 등 주요 금융기관은 빠졌다.
미국은 앞서 이란과의 거래를 지원한 것으로 의심되는 중국계 은행 2곳에 대해 2차 제재 가능성을 시사하며 중국을 압박했다. 이들 은행까지 실제 제재 대상에 포함하면 이란의 원유 수출과 금융거래에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오는 9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불안정한 '무역 휴전' 상태인 양국 관계가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마이클 소볼릭 허드슨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블룸버그에 "중국이 미국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는 보복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핵심 광물에 대한 수출 통제 강화나 미국을 대상으로 한 주요 의약품 수출 제한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실제 중국은 미국의 추가 제재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전날 미국의 제재와 압박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중국의 정당한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도 앞서 22일 대이란 추가 제재는 '무모한 짓'이라고 비판하며 중국은 동참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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