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장기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는 가운데 정부의 8·13 부동산 종합대책이 공사채와 은행채 등 초우량채의 추가 공급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장기금리 상승과 국내 국채 수급 부담이 겹친 상황에서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자금 조달까지 늘어나면 채권시장의 부담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올해 채권 발행액은 11조2000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발행액 9조원을 넘어섰다. 만기 상환분을 제외한 순발행 규모도 향후 10조원을 웃돌 가능성이 제기된다.
LH 채권 발행은 3기 신도시와 공공주택 건설 등에 필요한 사업비 투입이 늘어나면서 이미 증가하고 있었다. 여기에 정부가 2030년까지 누적 135만가구 착공 목표의 이행력을 높이고 수도권에 23만가구 이상을 추가 공급하기로 하면서 자금 조달 수요는 더 커질 전망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의 채권 발행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주금공의 올해 공사채 발행액은 8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6조2000억원을 넘어섰다. 8·13 대책에 따라 정상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대한 주금공의 보증 공급은 지난해 3조7000억원에서 향후 3년간 연간 9조~13조원으로 확대된다. 재건축·재개발과 이주비 대출, 청년·실수요자 대상 정책상품 지원까지 더해지면서 주금공의 외부 조달 수요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채도 공급 부담을 더하는 요인이다. 정부가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 관리 목표를 기존 1.5%에서 3%로 높이면서 금융권에는 약 30조원의 추가 대출 여력이 생겼다. 이 가운데 상당액이 이주비와 중도금·잔금대출 등으로 집행되면 은행의 자금 조달 수요가 늘면서 은행채 발행 압력도 커질 수 있다.
LH와 주금공 등 공공기관 채권과 은행채는 신용도가 높은 초우량물로 분류된다. 국채 발행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이들 채권까지 동시에 늘어나면 한정된 기관투자자 수요를 놓고 경쟁하면서 채권 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초우량채 금리가 상승하면 일반 회사채의 발행금리도 함께 올라 기업의 자금 조달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투자 수요가 늘어난 공급을 얼마나 흡수할지가 관건이다. 올해부터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하한이 높아지면서 은행의 자본 관리 부담이 커진 만큼 국채와 일부 공사채 등 위험가중치가 낮은 자산에 대한 선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국채·공사채·은행채 발행이 한꺼번에 늘어나면 기존 수요만으로 물량을 모두 소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상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8·13 대책으로 LH와 주금공,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공공기관의 역할이 커지면서 관련 기관의 채권 발행 확대가 예상된다”며 “가계부채 총량관리 규제 완화 역시 시중은행채 발행 압력으로 작용해 초우량물 공급 부담을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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