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관저 감사 무마' 감사원 간부 2명 불구속 기소…"증거 조작"

  • 감사위 '보류'에도 기존 결론 보고서 작성…결재 순서 조절

  • 유병호 전 사무총장 지시 따른 실무자는 기소유예 등 처분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 사진연합뉴스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 [사진=연합뉴스]

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무마 의혹을 수사해 온 2차 종합 특별검사팀이 기존 감사 결론을 유지하기 위해 증거를 왜곡·조작한 혐의를 받는 전직 감사원 간부 2명을 재판에 넘겼다.

특검은 19일 최모 전 감사원 행정안전감사국장과 손모 전 행정안전감사국 제1과장(감사단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소는 감사위원회의 '보류' 결정 이후에도 기존 감사 결론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범행에 초점이 맞춰졌다. 앞서 기소된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의 경우 2024년 5월 10일 감사위원회의 보류 결정 이전 감사 무마 범행이 대상이었다.

특검에 따르면 감사위원회는 당시 1차 회의에서 감사원장에게 관련자 대면조사 등을 실시해 관저 공사업체 21그램이 관저 공사를 전부 주관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해소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최 전 국장과 손 전 과장은 관련자 조사를 진행하기 전부터 기존 결론과 같은 내용의 감사보고서를 작성하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21그램에 명의를 빌려준 업체가 섭외된 경위 등에 관한 주요 진술이 번복됐음에도 감사 대상자들에게 말을 맞추도록 해 기존 감사 결론을 유지한 것으로 특검은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증거를 왜곡·조작한 정황도 확인됐다. 손 전 과장은 2024년 7월 21그램 대표와 현장소장의 실제 진술과 다른 내용으로 문답서와 확인서를 작성한 뒤 전자감사시스템에 등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손 전 과장에게 직무유기와 허위공문서작성·행사 혐의를 적용했다.

최 전 국장은 같은 해 6월 직권을 남용해 감사보고서에서 21그램의 위반행위 가운데 건설산업기본법 16조 1항상 도급 시 등록이 필요한 부분을 제외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이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적용됐다.

최 전 국장과 손 전 과장은 왜곡된 진술 증거와 실체와 다른 감사보고서를 감사위원들에게 제공해 감사위원회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도 받는다.

특검은 이들이 관련 부서에 주심 감사위원 배정 현황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면서 결재 순서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이 원하는 주심 감사위원이 배정되도록 한 사실도 확인했다. 감사위원들이 기본적으로 감사단을 신뢰한다는 점을 이용해 증거 조작 사실을 숨기고 원하는 결론을 도출했다는 게 특검 판단이다. 두 사람에게는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적용됐다.

손 전 과장은 감사 과정에서 내부 정보를 누설한 혐의도 받는다. 그는 2023년 4월 유 전 총장의 지시로 21그램 대표에게 서면질의서를 발송하면서 감사단이 확보한 증거와 그 내용, 증거에 대한 감사단의 판단 등을 기재해 누설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해 11월에는 대통령비서실 파견 직원에게 실지감사종료보고서 일부를 발췌한 문서를 전달해 내부 보고 결과를 누설한 혐의도 있다. 특검은 손 전 과장에게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를 적용했다.

다만 특검은 관저 감사 무마 과정에서 최 전 국장과 손 전 과장, 유 전 총장의 지시에 따라 범행에 가담한 감사원 실무자와 대통령비서실 파견 직원 등에 대해서는 기소유예 등 불기소 처분했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감사원 내부 시스템상 개선 필요 사항을 감사원에 전달할 예정이다. 특검 관계자는 "향후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해 피고인들에게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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