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는 모습.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의 8월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환율과 소비자물가가 안정되면서 연속 인상을 서두를 필요성은 낮아진 반면,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와 근원물가 등은 여전히 추가 인상 필요성을 가리키고 있어서다.
7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한은은 오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현재 연 2.75%인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16일 열린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2023년 1월 이후 3년 6개월 만의 인상이었다.
당시 금통위원들은 경제 성장세 강화와 목표 수준을 웃도는 물가, 수도권 집값과 가계부채 등 금융불균형 위험을 공통적인 인상 근거로 들었다. 실제 지난달 초까지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를 웃돌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5월과 6월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도 추가 인상 전망에 힘을 실었다.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보다 0.6% 성장했다. 한은의 지난 5월 전망치(0.2%)를 크게 웃돌면서 8월 '백투백' 인상 가능성이 거론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여건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1410원대까지 빠르게 내려왔고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석 달 만에 2%대로 둔화했다. 고환율과 고물가 부담이 완화되면서 한은이 추가 인상을 서두를 유인도 줄어든 셈이다.
BNP파리바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10월과 내년 1월 추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성장과 물가 측면에서 추가 긴축 필요성은 남아 있지만 환율이 빠르게 안정되고 국내 증시 조정으로 자산효과가 제한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역시 지난달 금리 인상에 따른 정책 효과를 점검할 시간이 필요한 만큼 이달에는 '매파적 동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은 1~2명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백투백' 인상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근원물가의 상승 압력이 여전히 높은 데다 8월 물가 상승폭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남아 있어서다. GDP와 국내총소득(GDI) 간 이례적인 격차도 변수다. 교역조건 개선으로 실질 구매력이 빠르게 늘어나 소비로 이어질 경우 수요 측 물가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리 결정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8월 추가 인상 가능성과 관련해 "2분기 GDP와 GDI, 7월 근원물가와 생활물가를 유의 깊게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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