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본격적으로 가동된지 약 1년을 맞았다. 지난 1년은 새 정부가 국정 운영의 기틀을 다지고 위기 대응에 집중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4년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 시간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지난 1년을 둘러싼 공과를 놓고 축하하거나 비판하는 일이 아니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정치적 평가가 아니라 더 나은 경제와 더 나은 삶을 위한 새로운 국가 전략이다.
마침 대통령은 중남미 순방을 마쳤다. 이번 순방은 단순한 외교 일정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자원과 에너지, 식량,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 등 세계 경제 질서가 빠르게 재편되는 상황에서 중남미는 더 이상 먼 대륙이 아니다. 리튬과 구리, 희토류 등 미래 산업의 핵심 자원을 보유한 전략적 파트너이자 우리 기업의 새로운 시장이다. 외교의 성과는 정상회담 숫자가 아니라 국내 투자와 수출, 일자리로 이어질 때 비로소 완성된다. 이제 정부는 외교를 경제 성장으로 연결하는 후속 전략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한다.
세계 경제는 거대한 전환기에 들어섰다.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은 장기화하고 있으며, 각국은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은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고 반도체와 조선, 방산, 바이오, 에너지 산업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전략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변화는 위기인 동시에 새로운 기회다. 대한민국은 제조업 경쟁력과 정보통신기술(ICT),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산업을 갖춘 몇 안 되는 나라다. 이제는 이 강점을 국가 성장 전략으로 결집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이 마음껏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이 투자해야 공장이 세워지고, 일자리가 생기며, 청년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린다. 불확실한 규제와 복잡한 인허가, 과도한 행정 절차는 과감히 걷어내야 한다. 신산업에 대해서는 '우선 허용, 사후 보완'이라는 원칙을 적용하고, 연구개발과 시설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도 보다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시장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여는 것이다.
국민 통합 역시 경제 회복의 중요한 조건이다. 정치권의 극단적인 대립과 사회적 갈등은 기업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경제는 신뢰 위에서 움직인다. 정부는 이념과 진영을 넘어 기업과 노동계, 지방과 수도권, 청년과 기성세대를 아우르는 사회적 대화를 확대하고, 미래를 위한 공감대를 만들어 가야 한다. 갈등을 조정하고 사회적 신뢰를 높이는 것 또한 국가 경쟁력이다.
취임 1년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선이다. 지금 대한민국 앞에는 인공지능 혁명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거대한 변화가 동시에 펼쳐지고 있다. 이 기회를 놓친다면 앞으로의 10년은 다른 나라를 따라가는 시간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과감한 개혁과 미래 산업에 대한 집중 투자, 기업 친화적 환경 조성, 국민 통합을 바탕으로 성장 전략을 실행한다면 대한민국은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다.
이제 국정 운영의 중심축은 분명해야 한다. 정치는 경제를 뒷받침하고, 외교는 산업을 키우며, 국가는 기업과 국민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취임 1년을 맞은 지금, 대한민국이 열어야 할 것은 정치의 시간이 아니라 성장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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