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바꾼 제조업 지도…한은 "반도체·자동차 공급망 재편 가속"

  • 생성형 AI 확산 이후 글로벌 공급망 개편

  • 소부장 수입도 증가…네덜란드 의존도↑

  • 대미 전기차 수출 비중은 지난해 크게 감소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인공지능(AI) 확산과 미·중 갈등, 보호무역 강화 등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제조업의 생산과 공급망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는 AI 중심 공급망으로, 자동차는 친환경차와 글로벌 생산기지 변화에 맞춰 수출입 구조가 크게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2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우리나라 주요 제조업 생산 및 공급망 지도' 개정판을 발간했다.

한은은 지난 2023년 첫 보고서 발간 이후 AI 확산과 중국 제조업의 성장, 보호무역 강화, 친환경 규제 확대 등으로 글로벌 산업 환경이 크게 변화하면서 국내 제조업의 생산 구조와 수출입 구조도 빠르게 재편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생성형 AI 확산 이후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AI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기존 CPU와 범용 D램 중심에서 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으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미국 엔비디아, 대만 TSMC,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AI 반도체 공급망이 더욱 공고해졌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반도체 수출 구조도 변화했다. 대만은 2022년 반도체 수출 비중 9.0%로 4위였지만 2025년에는 19.9%를 기록하며 중국에 이어 두 번째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반면 중국은 최대 수출국 지위를 유지했지만 수출 금액과 비중은 모두 감소했다.

반도체 생산 확대와 함께 소재·부품·장비 수입도 증가했다. 특히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EUV 노광장비를 공급하는 네덜란드 ASML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네덜란드는 우리나라 최대 반도체 제조장비 수입국으로 부상했다. 반도체 소재와 부품 역시 중국과 일본,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산업도 친환경차 중심으로 공급망이 변화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자동차 생산의 33.8%를 차지하며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국으로 자리 잡았고, 국내 자동차 수입시장에서도 중국산 비중은 2022년 3.5%에서 2025년 37.2%로 크게 확대됐다. 수입 전기차의 약 70%가 중국산이며 전기버스는 전량 중국에 의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와 현지 생산 확대 정책 영향으로 국내 완성차 업체의 대미 전기차 수출 비중은 2022년 33.6%에서 2025년 5.2%로 크게 감소했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하이브리드차 생산 확대와 미국 현지 생산기지 확충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

정성엽 한은 지역연구지원 팀장은 "제조업 경쟁력은 생산지역과 글로벌 공급망, 국가 간 연결 구조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며 "이번 보고서가 AI 시대 제조업과 공급망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과 기업 전략 수립에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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