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한 달 새 30% 가까이 급락한 가운데 금융 관련주만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피난처로 떠오르고 있다. 반도체 조정에 따른 자금 이동과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금리 모멘텀이 맞물리면서 은행주 등 금융주들이 상대적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77.02포인트(2.60%) 내린 6643.58에, 코스닥은 18.63포인트(2.35%) 하락한 773.21에 출발했다. 이후 낙폭이 확대되면서 오전 10시52분 코스닥시장, 오전 11시21분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피는 결국 304.33포인트(4.46%) 내린 6516.27, 코스닥은 42.20포인트(5.33%) 하락한 749.64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급락장에서 눈에 띄는 종목은 단연 금융주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KRX 은행 지수는 1.48% 상승하며 KRX 업종지수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8.11% 하락했다. KRX 테마지수 가운데서도 코스피200 금융고배당 TOP10 지수가 0.38% 오르며 유일하게 상승세를 나타냈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 대비 크게 부진했던 은행주는 7월 들어 8.25% 상승하며 시장 대비 큰 폭의 초과수익률을 기록했다.
개별 종목별로는 하나금융지주가 최근 한 달간 5.79% 상승했고 KB금융도 3.49% 올랐다. 신한지주도 0.99% 상승했다.
증권가는 반도체 업종 조정으로 기관 자금이 은행주로 이동하고 있는 데다 기준금리 인상과 원화 강세가 은행주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조정 양상이 지속되면서 국내 기관들이 계속적으로 은행주를 매수하고 있고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국채금리가 추가 상승하면서 금리 모멘텀도 이어지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이 한때 1480원선을 하회하는 등 원화 강세 현상으로 은행 펀더멘털 개선에 대한 기대심리도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주 국내 기관은 코스피를 약 1조6000억원 순매도했지만 은행주는 약 2000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코스피를 약 7460억원 순매수했지만 은행주는 약 1090억원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주 조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관 중심의 자금이 금융주로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부터 본격화하는 은행권 2분기 실적 발표가 금융주 강세를 이어갈 변수로 보고 있다.
최 연구원은 "금주 신한지주와 KB금융을 시작으로 2분기 어닝시즌이 개시된다"며 "특히 양사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큰 만큼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이 시현될지가 시장 관심사"라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은행주 주가는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최근 초과상승 폭이 컸던 만큼 일시적으로는 조정을 보일 여지도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은행주 위주로 접근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이번 주부터 은행업종을 중심으로 2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되는 가운데 견조한 실적 개선세를 감안하면 비중 확대 관점에서 접근이 유효하다"며 "금리 인상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개선과 이자이익 성장, 주주환원 강화 여부가 확인될 경우 국내 은행들의 밸류에이션이 한 단계 높아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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