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 피의자 장윤기(23)의 성범죄 목적 범행을 입증하는 핵심 증거가 피의자의 아버지에 의해 훼손·폐기된 것으로 알려지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경찰이 초동 압수수색 당시 해당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사실까지 드러나며 부실 수사 논란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1일 SBS는 보도를 통해 경찰이 사건 초기 장윤기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성인용 인형(리얼돌) 여러 개를 확인했지만 이를 압수하지 않았다고 알렸다.
SBS에 따르면 장윤기의 아버지인 현직 광주지역 경찰 간부는 해당 리얼돌을 여러 조각으로 절단해 해체, 이후 광주 시내 곳곳에 나눠 폐기했다. 또 장윤기의 구형 휴대전화 여러 대를 소각한 정황도 확인됐다.
검찰은 훼손된 리얼돌과 경찰이 압수수색 당시 촬영한 영상, 리얼돌에서 확보한 장윤기의 유전자 등을 토대로 성범죄 목적을 입증하는 보완수사를 진행했다. 이를 근거로 장윤기에게 강간살인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해당 사건과 관련 "검찰의 보완수사를 통해 성범죄 목적이 밝혀졌다"며 친족 증거인멸 특례 규정에 대해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논란이 커진 것은 장윤기의 아버지가 증거를 훼손·폐기했음에도 형사처벌이 어려울 수 있어서다.
현행 형법 제155조 제4항(친족 증거인멸 특례)은 친족이나 동거 가족이 가족을 위해 증거를 인멸한 경우 증거인멸죄로 처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같은 취지의 특례는 범인도피죄에도 적용된다.
법조계에서는 가족 보호를 위한 제도라는 입법 취지가 있으나 중대 강력범죄에서 증거인멸까지 면책하는 것이 타당한지를 두고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친족 증거인멸 특례와 수사 시스템을 둘러싼 다양한 의견이 이어졌다.
일부 누리꾼들은 "리얼돌이 왜 핵심 증거가 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의문을 제기했고, 다른 이용자들은 "성범죄 목적을 입증하는 정황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누리꾼들은 "저건 오히려 법을 알고 악용한 사례 아닌가. 입법 취지에 맞는지 다시 검토해야 한다", "증거인멸죄 처벌이 어렵더라도 경찰 간부로서 징계는 별개 문제 아니냐", "경찰 초동수사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 "법의 허점을 악용한 사례처럼 보인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장윤기는 오는 13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리는 두 번째 공판에 출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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