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참사" 경산 국민의힘 500여 명 집단 탈당 선언…조지연 의원 사천 의혹 제기

  • '젊은 리더십' 기대 배반…세대·이념 흑백논리로 지역 분열 비판

63지방선거에 출마해 낙선한 경산 전 시의원들과 국민의힘 전현직 당원들이 30일 경산시의회에서 조지연의원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사진권용현 기자
6.3지방선거에 출마해 낙선한 경산 전 시의원들과 국민의힘 전현직 당원들이 30일 경산시의회에서 조지연의원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사진=권용현 기자]

경북 경산시에서 국민의힘 현직 시의원을 포함한 당원 500여 명이 집단 탈당을 선언하며 조지연 국회의원의 공천 개입과 시정(市政) 권한 남용을 공개 규탄했다. '보수 텃밭' 대구·경북에서 여당 내부의 공천 갈등이 집단행동으로 분출된 이번 사태는 6·3 지방선거에서 야당·무소속에 7석을 내준 참패의 책임 소재를 둘러싼 갈등이 끝내 폭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산시의회 권중석 운영위원장을 비롯한 시의원과 전·현직 당원들은 시의회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 의원의 독선적 공천 운영과 과도한 시정 개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들은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시의원 정수가 늘었음에도 야당·무소속에 7석을 내주며 역대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근본 원인이 무원칙하고 불투명한 보은성 사천(私薦)에 있다고 못 박았다.

이날 폭로된 공천 내역은 구체적이고 수위가 높았다. 새로 당선된 일부 인사가 시의회 피감기관인 경산시청 현직 간부 공무원의 가족이거나 공직 사회와 밀접한 특수 관계인이라는 점이 명시됐다. 특히 국회의원 측과 연루된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인물에게 당선 가능 순번을 배정했다는 의혹은 공정성 논란의 핵심으로 부각됐다. 참석자들은 "28만 경산 시민과 1,300여 공직자를 우습게 보지 않았다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의원의 시정 개입 의혹도 쏟아졌다. 세수 감소로 지방정부가 예산 긴축에 나선 상황에서 국회의원이 시 예산 편성에 전방위로 관여하고 지방의원들을 거수기로 전락시켰다는 주장이다. 주말마다 현장 방문을 빌미로 공무원을 사적으로 동원하거나, 국회의원이 배석할 법적 근거가 없는 시청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해 직접 보고를 받는 등 공직 사회 내부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는 경고도 잇따랐다.

탈당 당원들은 젊은 리더십에 기대했던 민심을 배반하고 세대와 이념으로 지역사회를 흑백논리로 분열시켰다고 비판하며, 향후 독자적인 정치 행보를 예고했다. 이와 관련해 조 의원 측은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한편, 조 의원은 지난 2월 공천 관련 뇌물 수수에 대한 처벌을 현행 징역 5년 이하에서 10년 이하로 높이고, 피선거권 제한 기간도 10년에서 20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공천 비리를 입법으로 선제 차단하겠다는 취지였으나, 정작 자신의 지역구에서 불공정 공천 의혹이 불거지면서 법안의 취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이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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